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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대강 수문 개방, 가뭄 극복 활용도 살펴봐야

[사설] 4대강 수문 개방, 가뭄 극복 활용도 살펴봐야

입력 2017-05-30 17:44
업데이트 2017-05-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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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심각하다. 40년 만의 가뭄이었다는 2015년보다도 물 사정은 훨씬 어렵다고 한다. 수리시설의 혜택을 받는 논은 그나마 모내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지만, 밭은 그야말로 폐농(廢農) 일보 직전이다.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천수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올해 평균 강수량은 161㎜로 평년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고온현상은 평년보다 일찍 찾아왔으니 논밭은 더욱 빨리 말라 들어 간다. 농민들의 마음은 더욱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문제는 가뭄이 앞으로 몇 달 사이에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지만 많아야 5㎜ 안팎에 그친다니 목마름을 해소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장기 예보도 6월은 물론 7월에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장마에 대한 언급도 없다. 8월이나 돼야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로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한 해 농사가 제대로 되려면 4~5월에 충분히 비가 내려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이 시기의 가뭄은 일상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봄가뭄은 이미 고착화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국제인구행동단체(PAI)가 발표하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다. 그런데도 가뜩이나 부족한 강수량이 농사에 도움이 되는 계절은 외면하고 있으니 농민들이 체감하는 물 부족 현상은 훨씬 심각할 것이다.

재작년 가뭄 때도 정부는 농업용수 확충과 지속적 용수 개발 같은 상시 대응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가뭄이 비켜 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다시피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가뭄은 일시적 자연재해로 보기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가뭄은 수리안전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쌀의 과잉 생산을 부추기는 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밭작물 생산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미스 매치’를 유발하고 있다.

정부는 근본적인 가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수자원 이용 계획도 전면적으로 다시 짜야 할 것이다. 4대강 종합개발 계획으로 세워진 16개 보(洑)도 새로운 수자원 이용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그때 조치를 취하면 된다. 하지만 당장의 가뭄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데 무시할 이유는 없다. 보의 방류 계획도 가뭄 극복 이후로 미루면 어떤가.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길이기도 하다.
2017-05-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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