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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이언스] 이성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배우자를 의심하라?

[달콤한 사이언스] 이성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배우자를 의심하라?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09-28 14:35
업데이트 2018-09-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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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연구진 “직장에 이성 많으면 이혼확률 높아진다”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아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라는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도입부를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가정법원 이혼소송 내용들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드라마 ‘사랑과 전쟁’만 보더라도 헤어지는 이유들은 가지각색이다. 한국의 이혼율은 OECD 30여개 국가 중 9위 수준이며 아시아에서는 1위라는 우울한 통계도 있다.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 국가 연구진이 이혼 이유에 대한 재미있고 독특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이성이 많은 직장에서 일하는 기혼자들이 이혼할 가능성이 높고 고학력 남성일수록 그 같은 경향이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사회학과 인구학연구소 연구팀은 덴마크에서 1981~2002년에 결혼한 사람들과 이혼한 사람들의 비율과 직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많은 곳에 근무하는 남성 기혼자나 남성이 많은 곳에 근무하는 여성 기혼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혼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각각 15%, 1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2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이 덴마크를 시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결혼생활에 대해서 ‘살아있는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고 있으며 업종별로 성비가 다양하고 출산 직후 일자리에 복귀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1981~2002년 사이에 결혼한 남녀를 대상으로 업종과 이혼율을 분석했는데 전체 결혼 커플 중 10만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이성 직장동료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혼 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종일 여성과 근무하는 남성의 경우 남성이 많은 환경이나 남성만 있는 곳에서 일하는 남성보다 이혼율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롤린 우글라 박사
캐롤린 우글라 박사
또 남성과 하루 종일 근무하는 여성은 여성이 많거나 여성만 있는 일자리에서 근무하는 여성보다 이혼율이 1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성향은 고학력 남성들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 저학력 남성의 두 배 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직종별로 보면 젊은 이성동료들이 많은 호텔업이나 식음료관련 업종에서 이혼율이 높고 나이든 동성 동료들이 많은 농업분야나 도서관 사서직종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롤린 우글라 박사는 “덴마크의 이혼율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이성과 만나는 기회가 많을 수록 결혼의 안정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전한 ‘사이언스’의 저자는 “본인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아내와 행복한 결혼기념일을 맞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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