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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성이면 감천”… 교황청 국무원장 “판문점, 평화 상징 될 것”

文 “지성이면 감천”… 교황청 국무원장 “판문점, 평화 상징 될 것”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8-10-18 17:32
업데이트 2018-10-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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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특별미사 후 만찬 회담

文 “평화 예감… 미사가 큰 용기 줬다”
비핵화·평화체제 프로세스 동력 될 듯


이례적 미사 집전한 파롤린 국무원장
한국어로 “한반도 평화 기도합니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 합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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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와 한국 천주교도 103명의 순교자’ 성화 배경으로 환담
‘김대건 신부와 한국 천주교도 103명의 순교자’ 성화 배경으로 환담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교황청대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에 있는 성화는 김대건 신부와 한국 천주교 103 성인을 묘사한 것으로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방한해 이들에 대한 시성식을 집전했다.
바티칸 연합뉴스
“한국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는데 성의를 다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얘기다. 오늘 미사에서 평화에 대한 우리의 갈구와 간절함이 한데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한반도에 평화가 꼭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유럽 순방(13~21일) 중 교황청을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 회담을 갖고 이날 성베드로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연설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것도, 연설을 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이례적일뿐더러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특정 국가의 평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는 것도 드문 사례다.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초청 의사가 공개된 상황에서 교황청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하는 등 적대 세력 간 관계 정상화에 기여해 온 만큼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개최한 사실 자체가 향후 문 대통령의 비핵화 및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강력한 적대 관계 속에서 평화를 만들어 내는 일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미사가 큰 용기를 줬다”며 “제가 베드로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거기서 연설까지 한 것은 꿈만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며 “이제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우리 기도에 응답하셔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기도가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기도를 꼭 들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대통령께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 큰 걸음을 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도 했다.

양측은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한·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은 교황청의 바티칸 도서관·비밀문서고·인류복음화성 수장고에 보관된 관련 자료를 발굴·정리·보존·연구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다.

앞서 교황청 성직자와 현지 외교사절, 정부 관계자, 교민과 유학 중인 한국 성직자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는 집전자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비교적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시작을 알려 참석자를 놀라게 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평화를 주제로 한 강론에서 “다시 한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10-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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