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불법채권추심 유형·대응요령 리플렛
채무자는 ‘지은 죄’가 있는 탓에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어디에다 하소연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한다. 하지만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고 해서 인권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6일 금융감독원이 제작한 ‘불법채권추심 유형 및 대응요령’ 리플렛에 따르면 불법채권 추심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통신채권은 3년 이상, 대출채권은 5년 이상 채권자로부터 유선이나 우편 등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 해당 채권의 권리가 사라진다. 즉, 채무자는 해당 금액을 갚을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소멸시효가 완성됐음에도 채무자가 이를 모르고 채권자에게 채무의 일부를 갚거나 갚겠다고 각서를 쓰면 그날을 기점으로 소멸시효 기간이 다시 산정된다. 사라진 빚이 부활하는 셈이다.
일반인들이 소멸시효라는 개념을 잘 모른다는 점을 노리고 수십년 전 빚을 갚으라고 독촉 전화를 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채무의 존재 여부나 금액에 의구심이 들면 채권자에게 채무확인서를 달라고 요청해 채무의 상세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으나 특정 행위는 불법이다.
금감원이 리플렛에 소개한 내용을 보면 폭행, 협박 등을 사용한 경우, 반복적으로 또는 오후 9시 이후에 채무자를 찾아가거나 접촉하는 경우, 채무자의 주변 사람에게 채무 관련 거짓 사실을 알릴 경우,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 자기 돈을 갚으라고 강요할 경우는 불법이다.
채무자 주변 사람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갚지 않아도 될 돈을 갚으라고 하는 경우, 법원이나 검찰 등 사법 당국으로 오인할 수 있는 말을 사용한 경우, 병원에 입원하거나 상을 당하거나 하는 등 채무자가 곤란한 사정에 처했을 때 변제를 요구하는 경우도 불법 추심행위다.
이런 불법 추심행위를 당했다면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 1332)나 112 또는 관할 경찰서로 신고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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