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8명 “자동차산업 위기… 원인은 기술경쟁력”

10명중 8명 “자동차산업 위기… 원인은 기술경쟁력”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7-02-14 22:22
수정 2017-02-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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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0명 설문조사

10명중 7명 “기술 2~3년 뒤져”
“대립적 노사관계에 발목” 2위


국내 자동차 산업 전문가 10명 중 6명이 현 상황을 위기 또는 위기 직전 단계로 봤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 대비 미래차 기술 경쟁력이 2~3년 이상 뒤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가까스로 글로벌 5위 자리를 지켜 냈지만, 미래차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설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신문이 14일 지난달 말 산업연구원이 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공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연구원 등과 함께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 대표, 교수 등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설문조사 결과를 받아 본 결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본 전문가가 21명에 달했다. 위기 직전이라고 답한 전문가도 43명에 이른다. 위기 원인(복수응답)에 대해선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기술 역량 부족을 꼽은 전문가가 100명 중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돼 온 ‘대립적 노사관계 고착화’(78명)보다 더 심각하다고 본 것이 눈에 띈다.

실제 미래차의 ‘꽃’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에서 핵심 부품인 ‘라이다’(레이저센서) 등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심 야간 주행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도 독일 이베오의 라이다(스칼라, 룩스 등)를 탑재했다. 라이다는 주변의 정보를 입수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주는 센서로 거리와 형태를 감지해 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 기술력은 글로벌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부품업체 등 협력사 기술력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국내에 자동차용 반도체 등 센서를 제대로 만드는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라이다를 국산화하는 데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조사에서도 미래차 기술력이 선진국 대비 2~3년 뒤떨어진다고 본 전문가가 42명으로 가장 많았다. 4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응답자도 18명에 이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뛰어난 응용 기술을 기반으로 많이 따라왔지만 미래차는 융합 기술 영역”이라면서 “원천 기술 확보뿐 아니라 이질적 분야를 잘 섞는 융합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 LG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협력이 잘 안 된다”면서 “중복 투자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과의 동침’을 과감히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2-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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