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중인 HMM 상하이호
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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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컨테이너선 운임은 과거 유례가 없을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3343.34 포인트까지 오르며 2009년 해당 지수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대 수혜자는 HMM이다. HMM은 올 1분기 매출 2조 4280억원에 영업이익 1조 19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에는 20억원 적자를 봤다. HMM은 종합선사를 표방하지만 컨테이너선 사업 비중이 93%를 차지한다. 증권가는 올 한해 HMM이 지난해(9808억원)의 4배가 넘는 3조 9636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덕분에 주가도 지난해 저점 대비 20배가 오르며 ‘흠슬라(HMM+테슬라)’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컨테이너선의 화려함에는 묻혔지만, 벌크선도 좋은 시황을 이어가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에 완제품을 싣는 컨테이너선과는 달리 벌크선은 곡물, 철광석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이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올 1분기 평균 1739포인트로 전년 동기(592 포인트)보다 194%나 상승했다. 2분기 들어서는 본격적인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며, 이달 중에는 3000포인트 선을 넘나들고 있다.
벌크선 상장사로는 팬오션과 대한해운도 있다. 올 1분기 각각 489억원, 4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29%, 20% 상승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대한해운은 SM그룹에 속해 있다. 통상 1분기는 벌크 비수기로 분류하지만, 올해는 세계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원자재, 곡물, 철강제품 수요가 확대됐다. 올해 내내 벌크운임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산 철광석 물동량 증가,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철제품 수입 증대 등으로 2021~2023년 건화물 시황도 업사이클(호황)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컨테이너선 시황은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올 3분기까지는 초호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약 8억 2700만TEU로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약 8억 200만TEU) 이상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선사들이 새롭게 발주한 선박이 실제 인도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운임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개선된 이익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불황에 흔들리지 않을 탄탄한 선대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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