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도 구멍가게가 될 수 있다는 경고

[사설] 삼성도 구멍가게가 될 수 있다는 경고

입력 2010-01-12 00:00
수정 2010-01-1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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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전시회 ‘CES 2010’에서 신수종 사업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멀었다.”면서 “10년 전에 삼성이 지금의 5분의1 크기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하면 다시 그렇게 된다.”고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의 글로벌 성장세가 눈부시지만 언제까지 선두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글로벌 시장의 기술 경쟁은 치열하다. 자칫 잘못하다간 뒤처지게 되고 결국은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전 회장의 경고다.

지난 2002년 4월 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이 전 회장은 “5년, 10년 뒤에 무엇으로 먹고살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고 했었다. 2007년 1월에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샌드위치가 됐다.”고 했다. 이를 극복하고 오늘의 삼성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R&D)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또한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실현하는 창조적인 도전정신이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글로벌 미래기술이 총망라된 ‘CES 2010’은 코앞으로 다가온 제2차 IT혁명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기술적 진화에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이 지금까지는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에서 얼마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는 달라진다. 연구개발에 정진해 각 분야에서 창조적 승자가 될 수 있는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라는 게 이 전 회장의 ‘구멍가게 경계론’이다. 삼성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경고의 메시지다.
2010-0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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