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 원전 수출 거점 희망준 한·印 정상회담

[사설] 제2 원전 수출 거점 희망준 한·印 정상회담

입력 2010-01-26 00:00
수정 2010-01-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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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기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단계 격상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버금가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올해 발효된 것을 계기로 경제를 넘어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방위로 양국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알려진 대로 인도는 인구 12억명, 구매력 평가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의 거대시장이다. 2008년까지 5년간 평균 8.4%의 고도성장을 거듭해 온 대표적 신흥 경제국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불과 20억달러에 불과했던 한국과 인도의 교역액은 2008년 156억달러로 8배 늘었고, 2014년 목표치를 300억달러로 잡을 정도로 매년 30% 안팎의 폭발적인 교역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CEPA가 발효된 올해부터는 양국 간 자유무역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 8억~9억달러의 실질 GDP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보다 큰 매력은 이런 당장의 경제적 효과보다 그들이 지닌 잠재력이다. 경제력을 뛰어넘는 그들의 정보기술(IT)·우주과학 분야의 기술력 및 연구성과와 한국의 하드웨어 및 자본과 결합할 경우 기대치를 웃도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인도의 기반시설 확충, 그 가운데서도 원전 건설시장이다. 2020년까지 원전 20여기를 새로 지을 예정인 인도는 이제 막 원전수출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에 명실상부한 세계적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할 발판이 될 수 있다. 1인당 GDP가 1000달러 수준으로, 아직은 구매력에서 다소 취약한 인도 시장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CEPA를 통한 민간 차원의 교역 확대도 중요하겠으나, 한 기(基)에 수억~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원전 건설처럼 범정부 차원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는 일이 더욱 긴요하다고 할 것이다.

여건은 좋다고 본다. 인도 역시 정치·안보·경제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을 의식, 한국과의 보다 긴밀한 협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CEPA에 기반한 교역 확대와 별개로 범 정부 차원의 인프라 협력이 구현된다면 12억 인도 시장은 생각보다 빨리 한국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0-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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