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초심 각오로 민생 챙기길

[사설]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초심 각오로 민생 챙기길

입력 2021-05-09 20:32
수정 2021-05-1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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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부동산 등 민생 불안
남은 1년 정권 성공의 마지막 기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취임 4주년을 맞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한다. 지난 4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1년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코로나19와 부동산 등 민생 문제, 북핵 등 한반도 평화, 한일 관계 등 외교, 검찰개혁과 국정 쇄신 등 광범위한 현안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20여분간의 연설 후에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는다고 하니 국민의 각종 관심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벌써 임기 중 5분의4를 소화한 문 대통령의 심정은 그리 편치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2년째 국민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고 부동산 불안과 줄어든 일자리 등으로 국민의 삶이 고달픈 데다 임기 초반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 협상도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 초 80%를 넘었던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현실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할 것 같다.

물론 임기 초 고공 행진하던 지지율이 임기 말로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문 대통령만의 현상은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당선된 6명의 전직 대통령들 모두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제든, 내각책임제든 국가 정상의 지지율은 시간이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국민 입장에서는 이번만큼은 다르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특히 현 정권은 국민들의 ‘촛불’에 힘입어 등장했던 만큼 보다 더 공정하고 보다 더 국민의 심정을 헤아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내로남불’ 현상이 잇따른 데다 부동산 폭등 등으로 서민들의 삶이 힘겨워지면서 실망감을 안겨 줬다.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처해 ‘K방역’이라는 찬사도 들었지만 백신 수급 문제에서 오판을 해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남은 1년은 민생을 회복시켜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 집중돼야 한다. 부동산 관련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신뢰감 있는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백신 수급에 대해서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경계하고 반대편 목소리도 들어서 통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 북핵 문제도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차근차근 순리대로 추진해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아직 1년이 남았다. 오늘 특별연설은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대통령이 취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진심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한다면 민심도 분명 호응할 것이다.
2021-05-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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