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박/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수박/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기자
입력 2017-07-11 22:42
수정 2017-07-11 23: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무섭게 퍼붓던 장맛비가 그치니 다시금 푹푹 찌는 찜통더위다. 냉장고에서 갓 내온 시원한 수박 한 덩이 생각에 절로 침이 고인다. 올해는 작년보다 비가 덜 내려 수박 당도가 높단다. 그러니 마트에서 굳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날씨가 더울수록 수박 소비도 늘 것 같은데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수박 소비량이 2000년 19.6㎏에서 지난해에는 9.6㎏으로 뚝 떨어졌다. 재배 면적도 매년 줄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고 수입 과일이 흔해진 탓이다.

세 식구인 우리도 마트에서 한 통에 9~10㎏ 나가는 수박을 사려면 살짝 주저된다. 당장 냉장고에 넣어 둘 공간도 마땅치 않고, 며칠 놔두면 물러져 맛이 변할 것도 걱정되고. 요즘은 마트에서 4등분, 8등분한 조각 수박도 많다. 랩 대신 낱개 포장이라 위생 걱정도 덜었다. 그래도 아직은 칼만 대도 쩍 갈라지는 잘 익은 온전한 수박 한 통에 손이 간다. 늘어나는 1인 가구가 주거·외식 문화에 과일 취향까지 바꿔 놓고 있다지만 수박은 여럿이 둘러앉아 나눠 먹는 게 제맛이다. 오늘이 초복이다.

김균미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2017-07-1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