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죽음과 사랑/손성진 논설주간

[길섶에서] 죽음과 사랑/손성진 논설주간

손성진 기자
입력 2017-11-30 22:40
수정 2017-11-30 22: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매서운 바람에 나목들이 떨고 있는 초겨울 풍경이 쓸쓸하다. 이 겨울이 더욱 쓸쓸한 것은 한 지인의 황망한 죽음 때문이다. 병이 있음을 안 지 겨우 한 달 만에, 이순(耳順)을 몇 년이나 남겨 놓은 젊은 나이에 무엇이 그리 급한지 서둘러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썩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도 그가 죽기 얼마 전 나는 그를 생각하며 누구에게도 잘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렸었다. 아까운 그의 나이 때문이라기보다 ‘왜 그동안 더 살갑게 대해 주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 때문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시간으로 보면 찰나다. 수명을 다 누리기 전에 누구나 짧은 순간에 삶의 경계를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인생은 허무하다고 하는 것일까. 죽음에 대한 모든 의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죽음에 직면할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예일대 교수인 철학자 셸리 케이건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매 순간 사랑하고 열심히 살라는 말일 것이다.

황망한 죽음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sonsj@seoul.co.kr
2017-12-0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