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직자로부터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 만날 것”

“교황, 성직자로부터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 만날 것”

입력 2010-04-10 00:00
수정 2010-04-10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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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일부 소아성애병 성향의 가톨릭 성직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과 만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바티칸 교황청 대변인이 9일 밝혔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바티칸 라디오에 출연해 교황은 감춰졌던 성추행 은폐 의혹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존경과 지지를 받을만한 훌륭한 사제라고 변호하고, 교회가 현명하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용기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성추문이 최근 몇 주 동안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을 비롯해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교황 자신도 뮌헨 대주교와 바티칸 추기경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추행 사건을 처리한 문제 때문에 비판받아왔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피해자들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관심을 보여주기 위해 교황이 피해자들과 새로운 만남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미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방문 중에 성추행 피해자들과 면담을 가졌고, 바티칸에서도 캐나다의 피해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많은 희생자들이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윤리적인 도움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성직자들을 적절하게 선정하고 훈련시키는 것이 추가적인 성추문을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교회는 과단성과 진실성을 갖고 교회법을 집행하는 한편 민간 당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를 비롯한 가톨릭 교회 수뇌부가 사건 은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동시에 언론이 교황과 주변 인사들을 대상으로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이날 언론이 현대사회에 있어서 아동 성추행의 확산 현상과 교회의 경험이 사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계속된 ‘폭로 공세’에 대한 교황의 인내심을 칭찬했다.

한편 바티칸 교황청은 새로운 투명성 전략의 일환으로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추행 사건을 다루는 절차를 설명하는 ‘신자용 가이드’를 인터넷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 가이드는 성추행 사건 신고를 접수했을 때 주교들이 따라야 하는 교회법 절차를 담고 있다.

이 가이드는 종교 전문 도서관이나 바티칸 서점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것 이외의 어떤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읽기 쉬운 형태로 교회법 절차의 다양한 내용들을 한 데 모아놓은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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