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209명 특별기로 무사귀국

교민 209명 특별기로 무사귀국

입력 2011-02-03 00:00
수정 2011-02-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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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치안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를 빠져나온 교민 209명을 태운 특별기가 3일 오전 5시37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외교부와 대한항공이 협의해 편성한 특별기는 카이로에서 2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승객의 탑승이 늦어져 약 50분 늦게 출발했으며 인천공항에는 예정보다 3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교민들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로 마중나온 가족·친지 등과 재회의 정을 나누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중나온 어머니가 배낭여행 중이던 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짓는가 하면 급하게 몸만 빠져나온 딸과 사위를 위해 새 옷을 준비해 입국장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도 목격됐다.

 승객들은 무사귀환에 안도하면서도 마치 전쟁터 같았던 이집트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털어놨다.

 방학을 맞아 이집트에서 배낭여행 중이던 대학원생 한은영(26·여)씨는 “토요일(29일)에 잠을 자는데 귀가 먹먹했다.처음엔 꿈인 줄 알았는데 밖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라며 두려움에 떨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집트 아인샴손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간 류수지(23·여)씨는 “인터넷과 전화가 불통이었고 거의 밖에 나가지 못해 불안했다.총소리가 들릴 때는 전쟁 같았다”라며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카이로 국제공항도 무법천지로 변한 이집트를 빠져나가려는 외국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한은영씨는 “카이로 공항 곳곳에 외국인이 바닥에 주저앉아 잠을 자고 있었다.한 캐나다인 부부는 표도 구하지 않고 공항으로 와 이틀을 지냈다고 했다.모든 외국인이 아수라장이 된 이집트 거리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돼 경찰서가 불타는 등 치안 불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에는 현재 우리 교민 970여 명이 체류하고 있으며,전날의 정기편과 이날 특별기 편으로 430여 명이 귀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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