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떠도는 재정위기 풍자
“그리스인·아일랜드인·포르투갈인 이렇게 세 사람이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면 계산은 누가할까?” “독일인.” 이는 이들 세 나라를 포함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을 위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1조 유로(약 1560조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독일이 부담하기로 돼 있는 것을 비아냥대는 말이다.최근 유로존의 재정위기 상황을 풍자한 여러 ‘우스개’들이 유럽인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세 나라 중에서도 특히 ‘웃음가마리’가 되고 있는 곳은 바로 그리스이다. 슬로바키아에서 떠도는 우스개 한 토막. “400유로만 있으면 그리스인을 입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늦잠을 자고 커피를 마신 후 점심을 먹고 다시 낮잠을 잔다. 그런 다음에야 일하러 간다.”고 국가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데도 정부의 긴축재정안에 반대하는 그리스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의 로이터 특파원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 헤어디자이너로부터 빈정대는 말을 들었다. “당신은 50% 헤어컷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느냐.”고.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채의 손실률(헤어컷)을 50%로 합의한 상황을 야유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10-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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