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돼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의 경제패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고 미국이 이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금융굴기’의 교두보이자 미국 달러화 중심체제가 흔들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달러화 헤게모니에 도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금융 부문에서 영향력이 미약했다. 이에 따라 금융대국으로 부상하고자 노력을 적지않게 기울여왔다.
중국은 IMF 내 지분을 늘리고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고위직 진출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지난 6월에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는 별도로 AIIB를 주도적으로 출범시킨 것은 큰 성과로 여겨진다. AIIB는 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대일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이다.
미국은 AIIB를 자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 저지하려 했으나, 결국 영국과 한국을 포함한 우방이 무더기로 이 은행에 참여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국은 이후 지난 10월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TPP 협상을 타결해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공동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TPP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의 SDR 편입을 통한 국제화는 금융굴기를 위한 중국의 핵심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SDR은 현재 미국 달러화(41.9%), 유로화(37.4%), 영국 파운드화(11.3%), 일본 엔화(9.4%) 등 4개 통화로 이뤄져 있다.
위안화가 5번째 기축통화로 들어가면 중국은 자국 화폐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저변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각국이 보유한 위안화 자산이 외화보유액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국제 결제 수단과 준비 통화로서의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는 이미 중국의 무역 규모 확대에 힘입어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의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반면, 2차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세계의 중심 통화 자리에 오른 달러화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해온 미국은 상당히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많은 나라가 외화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을 계기로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여파로 달러 패권주의에 대한 각국의 반감이 높아진 가운데 위안화가 달러화에 맞서는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분간 달러 중심체제 유지 전망 많아
많은 전문가는 위안화의 기축통화 부상에도, 달러 중심의 통화 체제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경제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위안화의 SDR 편입을 추진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시장은 아직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데다가, 역내-역외 환율 간 괴리가 있는 점 등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 SDR 편입에 대해 “상징적인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기축통화는 국제금융과 얽힌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제대로 된 기축통화가 되려면 자본시장이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지만, 당분간은 지금의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위안화와 유로화 등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에 미국이 영국과 힘을 겨루다가 2차대전을 거치면서 패권 교체를 이루기까지 50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앞서 중국의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고 미국이 이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금융굴기’의 교두보이자 미국 달러화 중심체제가 흔들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달러화 헤게모니에 도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금융 부문에서 영향력이 미약했다. 이에 따라 금융대국으로 부상하고자 노력을 적지않게 기울여왔다.
중국은 IMF 내 지분을 늘리고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고위직 진출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지난 6월에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는 별도로 AIIB를 주도적으로 출범시킨 것은 큰 성과로 여겨진다. AIIB는 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대일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이다.
미국은 AIIB를 자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 저지하려 했으나, 결국 영국과 한국을 포함한 우방이 무더기로 이 은행에 참여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국은 이후 지난 10월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TPP 협상을 타결해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공동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TPP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의 SDR 편입을 통한 국제화는 금융굴기를 위한 중국의 핵심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SDR은 현재 미국 달러화(41.9%), 유로화(37.4%), 영국 파운드화(11.3%), 일본 엔화(9.4%) 등 4개 통화로 이뤄져 있다.
위안화가 5번째 기축통화로 들어가면 중국은 자국 화폐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저변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각국이 보유한 위안화 자산이 외화보유액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국제 결제 수단과 준비 통화로서의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는 이미 중국의 무역 규모 확대에 힘입어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의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반면, 2차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세계의 중심 통화 자리에 오른 달러화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해온 미국은 상당히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많은 나라가 외화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을 계기로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여파로 달러 패권주의에 대한 각국의 반감이 높아진 가운데 위안화가 달러화에 맞서는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분간 달러 중심체제 유지 전망 많아
많은 전문가는 위안화의 기축통화 부상에도, 달러 중심의 통화 체제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경제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위안화의 SDR 편입을 추진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시장은 아직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데다가, 역내-역외 환율 간 괴리가 있는 점 등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 SDR 편입에 대해 “상징적인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기축통화는 국제금융과 얽힌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제대로 된 기축통화가 되려면 자본시장이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지만, 당분간은 지금의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위안화와 유로화 등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에 미국이 영국과 힘을 겨루다가 2차대전을 거치면서 패권 교체를 이루기까지 50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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