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D방송 여론조사 “총선, 진실보다 분위기가 좌우할 우려”
독일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독일 국민 대부분은 테러를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공영 ARD 방송은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각종 테러가 이어지다 연말엔 베를린 성탄 시장을 겨냥한 트럭테러까지 일어났음에도 독일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73%에 달하고, 불안하다고 답한 사람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좌파 정당 지지자는 96%가 안전한 것으로 느낀다고 답한 반면에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자는 66%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또 세계에서 독일이 테러 공격으로부터 잘 보호되고 있는 나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57%였다.
독일의 치안·정보기관들 가운데 경찰을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88%로 지난해 10월보다 오히려 4%포인트 높아졌다. ‘약간 신뢰한다거나 전혀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그러나 비밀정보기관들을 매우 신뢰한다는 사람은 36%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올해 총선에서는 사실과 진실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탈(脫)진실의 시대’(postfaktischen Zeitalte)적 특성이 지배할 것으로 설문 응답자들은 예상했다고 ARD는 전했다.
독일어협회가 지난해 ‘올해의 단어’로 꼽은 ‘포스트팍티쉬’는 영국 옥스퍼드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국제 단어’인 영어 ‘포스트-트루스’(Post-truth)와 유사하다. 객관적 사실이나 진실, 이성으로 접근하기보다 주관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을 가리킨다.
응답자의 84%는 사실보다 분위기가 총선을 좌우할 것을 우려했으며 ‘선거전이 매우 공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67%였다.
총선에서 다뤄야 할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난민정책을 꼽은 사람(40%)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이 치안 및 테러위협(11%)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중도보수인 기민·기사당연합이 37%,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은 20%였으며 극우정당인 AfD는 전달보다 2%오른 15%로 그 뒤를 추격했다. 이밖에 좌파당과 녹색당이 각 9%, 자민당 5%였다.
공직자 직무수행 만족도에선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외무장관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의 평가를 얻은 비율이 78%로 가장 높았다. 마이어는 기독교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에 올라 잇다.
그다음은 기민당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63%), 사회민주당 소속인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과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기민당)이 57%로 같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56%로 4위에 그쳤으며, 쳄 외즈데미르 녹색당수가 48%, 사민당 선두주자 지그마르 가브리엘 경제장관이 43% 였다.
ARD는 매달 주요 사안에 대해 18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도이칠란트트렌즈‘(독일의 추세)라는 이름으로 발표며 이번 조사는 1월 2~4일 실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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