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몇달 간다…방역대책 효과 당장 안 나타나”

“신종코로나 몇달 간다…방역대책 효과 당장 안 나타나”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1-28 18:47
수정 2020-01-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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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감염병 전문가 분석…“내달 종료 기대하면 오판”“무증상자 전파 확인되면 확산 고삐풀릴 ‘게임 체인저’”

‘우한 폐렴’ 유행이 최소한 몇 달 간 지속될 것이라고 북미 감염병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데이비드 피스먼 교수는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되려면 여러 주가, 아마도 여러 달이 걸릴 것이고, 상황이 어디로 흐를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국제감염병학회 학술지에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피스먼 교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봄을 거쳐 여름에 접어들며 유행이 소멸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노스이스턴대학의 알레산드로 베스피냐니 교수도 “다음 주나 다음 달에 종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유행이 몇 달 간 이어지리라 내다봤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유행 주기에 비춰 중국 정부가 시행한 확산 차단 조처 효과를 1∼2주 안에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피스먼 교수는 “우한 폐렴 바이러스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될수록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더 비슷해 보인다”며 “사스를 통제할 수 있었듯이 이번 바이러스도 그렇게 될 것으로 바라지만 몇 주 간은 (방향을) 알 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밖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제 감염자 수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환자 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당국이 확진자를 4천여명으로 집계한 27일 밤 현재 베스피냐니 교수는 실제 감염자가 2만5천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감염자가 4만명이 넘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베스피냐니 교수는 “우한 밖 다른 대도시에서 확산이 시작되면 감염자 수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우한 폐렴의 감염력은 ‘중등’ 정도다.

피스먼 교수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나타내는 지수인 재생산지수(R0)는 1.4∼3.8로 파악됐다.

미국 하버드대 소속 마이무나 마줌데르 연구원은 “재생산지수만 본다면 우한 폐렴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해마다 유행하는 계절 독감의 R0는 1.3이고, 사스는 이 값이 2∼5 수준이다. 홍역은 12∼18로 매우 감염성이 강하다.

우한 폐렴은 치명률(치사율)은 현재까지 3% 내외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확산이 진행되면서 오르내림을 반복할 수 있다.

베스피냐니 교수는 “치명률은 유행 초기에 취약한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면 높게 나타나다가 일반인들에게 확산하면 떨어지고, 이들 중에서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다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역시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복기에도 감염력이 있는 것 같다는 중국 당국자의 판단과 관련해 베스피냐니 교수는 미국 보건당국은 그러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사실이라면 사태의 예상을 깨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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