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도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 일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불법 이민자 추방과 오바마 케어 폐지, 고립주의 외교정책 등을 강행하며 자신의 치적을 뒤집을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마지막 기자회견 하고 떠나는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나라와 미국인들을 믿는다”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고 “퇴임 이후에도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는 침묵하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50분가량 진행된 고별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볼 것”이라며 “트럼프가 조직적으로 차별 정책을 펴거나 투표권을 제한하고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행정명령을 폐지하려 한다면 가만히 입을 닫고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도 그 자리에 앉게 될 때까지는 대통령직이 가진 무게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 “어느 나라도 위협 안 했다” 반박
오바마는 껄끄러운 미·러 관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재임 기간 러시아가 적대적으로 변해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푸틴과 핵무기 추가 감축을 위해 협상하려 했으나 푸틴이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도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친(親)이스라엘 정책 일변도인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는 “기자 여러분 덕분에 정직함을 지키며 일을 더 잘할 수 있었다”면서 언론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19일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항상 공정한 핵군축을 요구했고 어느 나라도 위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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