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5년동안 연주활동 접은 정경화, ‘전설의 40년’ 음반 내고 두차례 서울 공연
‘한국을 대표하는’이란 말처럼 식상한 표현도 없다. 해외 유명 언론에 이름 석 자가 한번 실리기라도 하면 앞다퉈 이 표현을 남발한다. 하지만 이 수식어를 달아도 이견이 없는 이가 있다. 2005년 9월 왼손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 활동을 접고 미국 뉴욕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후진 양성에 몰두하고 있는 정경화(62)다.정경화가 데카 레이블로 데뷔한 지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음반.
유니버설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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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는 1967년 미국 레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타이완 출신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동양인 클래식 음악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몇 안 되는 연주자로 꼽힌다.
부상으로 무대에서 물러났던 ‘바이올린 여제’가 올해 두 번의 공연과 데카 레이블 데뷔 40주년 기념음반으로 귀환을 알렸다.
정경화는 오는 5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이어 11월21일에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때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정경화가 1970년 세계적 음반사인 데카 레이블로 데뷔한 지 4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음반은 벌써부터 돌풍이다. 지난 21일 5000세트 한정 출시된 음반은 벌써 3000세트가 예약주문으로 나갔다.
주요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는 물론 가요를 망라한 종합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28일 현재 알라딘 3위, 교보문고 4위, 예스24 7위다. 대중가요가 독주하는 요즘 음반시장에서 클래식 앨범이 10위권 안에 진입한 것은 간만의 일이다.
앙드레 프레빈의 지휘로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와 시벨리우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한 데카 데뷔음반과 언니 정명화, 남동생 정명훈과 함께한 베토벤 삼중 협주곡 등 전성기 시절의 음악이 담겼다. 15만원.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01-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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