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ㆍ배신 가득한 세상… 거짓말 한 번쯤은 해봤지?

속임수ㆍ배신 가득한 세상… 거짓말 한 번쯤은 해봤지?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25-04-18 01:23
수정 2025-04-1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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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거짓말이 중요하다/애슐리 엘스턴 지음/엄일녀 옮김/문학동네/440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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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선과 악의 중간쯤에 놓는 소설을 종종 본다. 심리 스릴러물 같은 장르에서 흔히 접하는 설정이다. 새 책 ‘첫번째 거짓말이 중요하다’도 이런 설정의 장편소설이다. 도둑질로 전전하며 살던 여성 이비 포터가 속임수와 배신으로 가득 찬 세상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책은 주인공 이비와 남자친구 라이언 섬너가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 ‘이비 포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표적인 라이언에게 접근하기 위해 만든 허구의 인물일 뿐이다.

완벽하게 이어지던 이비의 일상은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폭탄과 마주하게 된다. 라이언과 함께 간 행사에서 라이언의 옛 친구인 제임스와 그의 여자친구 루카 마리노를 만난 것이다. 이비는 순간 패닉에 빠진다. 이비 자신이 진짜 ‘루카 마리노’라서다. 자,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가장 먼저 내뱉는 거짓말이 중요하다. 첫 번째 거짓말은 작은 거짓말이란 의미가 아니다. 이후에 진행될 모든 것의 발판을 마련하는 거짓말, 그리고 일단 내뱉는 순간 대부분이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거짓말이다.

이비는 결코 선하다고 할 수 없지만 똑똑하고 호감이 가는 인물이다. 그가 이 일에 발을 들인 건 8년 전이다. 도둑질로 먹고살던 그는 경찰에게 덜미가 잡혔고 미스터 스미스라는 미지의 인물이 나타나 그를 꺼내 줬다. 이후 미스터 스미스는 특이한 임무를 안기기 시작했다. 새 임무가 전달될 때마다 이비는 매번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탈바꿈했다. 이번 임무 역시 라이언에게 접근해 연인이 되고 그의 사업 정보를 빼내는 것이었다. 자기를 사칭하는 여성과 만난 이후 이비는 미스터 스미스 모르게 준비해 왔던 자신만의 작업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라이언은 그저 평범한 남자친구였을까.

책은 지난해 미국 여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만든 ‘리스 북클럽’의 1월 추천작에 선정됐다. 북클럽을 만들어 활동하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몇 있는데 리스 북클럽은 그중 영향력 있는 그룹에 속한다. 70대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의 데뷔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처럼 리스 북클럽에 소개된 후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이 책도 지난해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다만 영화와 같은 전개와 반전 등은 훌륭하지만 어휘나 스타일 등 문학적으로는 빈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2025-04-1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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