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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귀국 거부하고 망명한 벨라루스 선수 남편 “아내 심리상태 정상”

강제귀국 거부하고 망명한 벨라루스 선수 남편 “아내 심리상태 정상”

이보희 기자
입력 2021-08-03 14:34
업데이트 2021-08-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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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태 거론하며 강제귀국 배경 강조한 당국 설명 반박
폴란드, 치마노우스크야에 인도주의 비자 발급…오는 4일 출국

코칭스태프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조기 귀국 명령이 떨어진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1일 도쿄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서 일본 경찰들에게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코칭스태프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조기 귀국 명령이 떨어진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1일 도쿄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서 일본 경찰들에게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올림픽 참가 중 국외로 망명한 벨라루스의 육상 대표 선수인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의 남편이 아내의 심리 상태가 벨라루스 현지 언론보도와는 달리 전혀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르트 엑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치마노우스카야의 남편은 지난 2일 BBC 방송의 우크라이나어 인터넷판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벨라루스 언론들이 치마노우스카야의 정신 문제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내의 심리 상태는 정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벨라루스국가올림픽위원회(NOC RB)는 “치마노우스카야의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어 그를 귀국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 육상 코치팀이 사전 통보 없이 자신을 1600m 계주 출전팀에 포함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치마노우스카야의 주 종목은 100m와 200m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부 팀원들이 충분한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아 올림픽 출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내가 16000m 계주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결정됐다”라고 폭로하며 출전을 거부했다. 이에 NOC RB는 그에게 당장 짐을 싸라고 한 뒤 강제로 귀국시키려 했다.
코칭스태프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조기 귀국 명령이 떨어진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1일 도쿄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서 일본 경찰관들에게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코칭스태프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조기 귀국 명령이 떨어진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1일 도쿄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서 일본 경찰관들에게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치마노우스카야는 지난 1일 도쿄 하네다 공항까지 갔으나 귀국행 항공기에 오르지 않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호를 요청했다. “망명을 원한다”는 그는 일본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호텔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날 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으로부터 인도주의 비자를 받았다.

치마노우스크야는 오는 4일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로 떠날 예정이다. 남편은 “폴란드가 아내를 지켜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와 관련한 사건이 벌어진 직후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자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벌어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 와중에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 탄원서에 서명했다.

지난해 벨라루스에서는 30년 가까이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 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3만5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부정 선거 논란 속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빅토르가 NOC RB 회장으로 선출되자, IOC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IOC는 또 루카셴코 대통령과 빅토르의 도쿄올림픽 경기 참관도 금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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