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행방 묘연”
북한 연해주 ‘실종자 소식’ 전단에 공개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외교관의 가족. 2023.6.6 RFA 캡처
보도에 따르면 주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60대 직원의 부인 김모(43)씨와 아들 박모(15)군이 지난 4일 네브스카야 거리에 있는 총영사관에서 택시를 타고 떠난 뒤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다.
당시 총영사관 직원 부인은 흰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아들은 회색 바지에 검은색 스포츠용 재킷을 각각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실종자들은 우즈베키스탄인이 운전한 택시를 이용했으며, 루스카야 거리에 있는 극장 주변에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수사 당국은 주변 CCTV를 확인해 택시 운전기사의 증언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러시아 한 독립 매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인용, 이들이 개인용품을 담은 상자를 지참한 채 다른 택시로 갈아타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하바롭스크 방면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내와 아들이 실종된 북한 총영사관 직원은 사건 발생 직후 현지 경찰에 이를 신고했으며, 실종된 가족들이 휴대전화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지 실종자 찾기 단체인 ‘프림포이스크’가 운영하는 SNS에도 “6월 4일 그들(실종자들)은 블라디보스토크 네브스카야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을 떠났고, 지금까지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러시아 현지 수사당국은 현재 실종자들의 행방을 찾고 있다.
코메르산트는 프림포이스크 측에 연락해 실종자들에 대한 질문을 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해주 당국도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건 발생 후 일각에서는 실종자들이 해외 탈출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 신문은 “북한 총영사관 직원 가족이 중국으로 출국하거나 최종적으로는 한국 망명을 목표로 삼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RFA도 이들 모자가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이 다시 개방되기 전 탈북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최근 방문했던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이 매체에 “러시아에서는 북한 국경이 열려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항공편이 열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북한 노동자나 외교관 가족들은 북한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탈북을 감행했다면 북한을 벗어날 기회가 지금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2016년에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으로 나와 있던 외교관이 탈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