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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탄소 배출 억제효과 적어… 나방은 꿀벌만큼 중요”

“고래, 탄소 배출 억제효과 적어… 나방은 꿀벌만큼 중요”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06-08 00:12
업데이트 2023-06-0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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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고래 죽으면 CO2 33t 수장
개체수 적어 온실가스 감축 미미
기후변화 궤적에 큰 영향 못 미쳐

나방, 도시 수분 매개 3분의1 담당
주로 야간 활동, 도시화 영향 적어
꿀벌·나비 못 하는 가루받이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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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고래가 이산화탄소 제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고래가 해양생태계 순환과 생명 다양성 보호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탄소배출 감소와 관련해서는 효과가 과대 평가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그리피스대 제공
최근 대형 고래가 이산화탄소 제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고래가 해양생태계 순환과 생명 다양성 보호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탄소배출 감소와 관련해서는 효과가 과대 평가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그리피스대 제공
고래가 숨만 쉬어도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나방은 사람과 식물에 문제만 일으키는 해충일까. 과학자들이 기존에 알려진 연구 결과와 상식에 도전하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미국 그리피스대, 남아공 스텔렌보시대, 프리토리아대, 케이프타운대 공동연구팀은 대형 고래가 지역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했다. 현재 분포하고 있는 고래의 숫자로는 이산화탄소 처리량이 너무 적어서 기후변화 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가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으로는 현재 지구온난화 추세를 유효하게 바꾸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연구 결과는 해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해양과학’ 6월 5일자에 실렸다.

많은 해양과학자들은 몸집이 큰 대형 고래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혹등고래, 대왕고래 같은 대형 고래들은 살면서 몸에 탄소를 축적하며 죽으면 마리당 평균 33t의 이산화탄소를 품고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또 고래 똥 속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라는데 필요한 물질들이 많아 고래 개체수가 늘면 이산화탄소 포집에 도움이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공동연구팀은 고래가 탄소 포집은 물론 해양생태계의 건강한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탄소 저장 및 포집 능력을 과장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브랜든 매케이 그리피스대 교수는 “고래와 탄소 배출을 연결하는 논의는 기후변화를 피하는 데 필요한 긴급한 행동 변화를 지연시킬 수 있고 결국 고래 개체수 회복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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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핀란드 공동연구팀은 꿀벌이나 나비만큼 나방도 가루받이(수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방은 꿀벌이나 나비보다 생애주기가 복잡해 개체수가 줄면 회복이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 제공
영국과 핀란드 공동연구팀은 꿀벌이나 나비만큼 나방도 가루받이(수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방은 꿀벌이나 나비보다 생애주기가 복잡해 개체수가 줄면 회복이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 제공
한편 영국 셰필드대, 핀란드 헬싱키대 공동연구팀은 나방도 꿀벌이나 나비만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생태학 회보’(Ecology Letters) 6월 5일자에 발표했다.

나비목에 속하는 나방은 전 세계에 80과 18만여종이 있으며 한국에도 1500종 정도가 살고 있다. 야행성인 나방이 날면서 떨어뜨리는 가루는 사람에게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식물의 경우 죽게도 만드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DNA 시퀀싱을 통해 도시 지역의 농작물, 꽃, 나무에 대한 가루받이(수분·受粉)에 관여하는 곤충을 분석한 결과 나방이 도시 수분 매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방이 꿀벌, 나비와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나방은 이전에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종류의 식물과 과일 작물의 수분에 관여하는 것으로도 관찰됐다.

또 나방은 주로 야간에 활동하기 때문에 도시화로 인한 영향도 꿀벌과 나비보다 덜 받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렇지만 나방은 수명 주기가 복잡하고 생존에 필요한 생태환경도 복잡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줄기 시작하면 벌과 나비보다 복원이 더 힘들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스튜어트 캠벨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나방은 꿀벌이나 나비에 의해 수분되지 않는 야생의 다양한 식물 수분에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2023-06-0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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