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 변호사로 힘든 사람 치료하죠”

“의사로, 변호사로 힘든 사람 치료하죠”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25-04-25 01:22
수정 2025-04-2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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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문의 겸 변호사 이준채씨

11년 전 KTX서 심폐소생 50대 구조
뒤늦게 수련의 거쳐 전문의도 취득
“법학·의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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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채(52) 법무법인 신유 변호사가 2021년 내과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한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던 중 찍은 셀카 사진. 본인 제공
이준채(52) 법무법인 신유 변호사가 2021년 내과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한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던 중 찍은 셀카 사진.
본인 제공


2014년 6월 부산발 서울행 KTX 열차에서 한 50대 남성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것을 목격한 40대 남성이 승무원에게 자동심장제세동기(AED)를 가져오도록 부탁한 후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50대 남성은 의식을 회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당시 신속한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했던 주인공이 바로 현재 법무법인 신유의 이준채(52) 변호사다. 사람을 살린 경험이 이 변호사의 삶도 바꿨다. 이 변호사는 지난 2월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전문의 의사 겸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쓰러졌던 남성이 깨어났을 때 내가 의학 공부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11년 전 빠른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던 건 당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의사였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2004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 강원대 의전원에 입학했다.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전문의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살린 경험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2021년 뒤늦게 수련의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의학과 법학 지식을 갖춘 이 변호사의 특이한 ‘하이브리드’ 이력은 의료사고 소송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의료사고는 의학 지식 없이는 접근성이 떨어져서 수임하기가 어려운 사건”이라며 “대리 수술 의심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진료 기록부, 수술 기록부 등을 꼼꼼히 검토해 대리 수술인 것을 밝혀 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오히려 동료 변호사들이 의료 관련 소송을 상담하다가 어렵다고 느끼면 사건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과와 문과, 전혀 다른 결의 직업이라고 여겨지는 ‘의사’와 ‘변호사’에 대해 이 변호사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의사는 사람의 몸을 낫게 하고 치료하는 업무를 하잖아요.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병든 사람들을 진단하고 문제를 풀어 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법학과 의학, 두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2025-04-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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