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성폭행군단”…대미비난 열올리는 北

“미군은 성폭행군단”…대미비난 열올리는 北

입력 2011-10-12 00:00
수정 2011-10-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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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내 반미여론 부추기고 대내결속 유도 속셈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최근 발생한 주한미군의 성폭행 사건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3건이나 게재했다.

이 매체는 ‘성폭행군단의 정체를 드러낸 미제침략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사건을 “야수와 강도의 기질로 길들여진 양키의 본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떠들어오던 위선적인 궤변과 침략자, 범죄자의 정체가 또다시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또 ‘단상’ 코너를 통해 1960년 백인준 시인이 미군의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썼다는 풍자시 ‘벌거벗은 아메리카’를 소개했다. 이 시는 ‘구리고구린 썩은 제국주의 몸뚱아리’ 등의 원색적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4시간과 66년’이라는 글에선 지난달 24일 주한미군이 4시간 동안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했다고 설명하고 “여학생이 당한 참혹한 고통은 66년간 미제에 의해 짓밟혀온 남조선인민들의 불행과 고통의 축도”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가 남한 내 여론을 선동하는 데 활용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북한이 주한미군 성폭행 사건을 남한내 반미 분위기를 부추기고 한미동맹에 흠집을 내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한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한미군을 규탄하고 한미 주둔군지휘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이 지난 4일 이번 사건을 자세히 전하면서 “남조선 인민들이 치욕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대내적으로 주민을 상대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면서 내부 결속력을 높이려는 데도 이번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

북한 대내용 매체들에 각종 보도와 지침을 제공하는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어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군의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등 최근 비슷한 목소리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루 전인 11일에는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이번 사건을 대표적인 미군 범죄로 꼽히는 1992년 ‘윤금이 사건’에 비유했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일 ‘친미사대로 당하는 치욕과 수치’라고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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