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FTA 정면충돌…정국경색 조짐

여야 한미FTA 정면충돌…정국경색 조짐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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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처리 힘들 듯..11월 초 물리적 충돌 가능성

여야가 28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정국이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10월내 처리가 어려우면 늦어도 11월 초에는 반드시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등 야5당은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ISD) 등 독소조항 폐기 없이는 비준안 처리에 절대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야5당 대표가 이날 비준안 강행처리 결사저지를 위한 공동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향후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야5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미FTA 대응방안을 위한 회담을 연 뒤 공동발표문을 통해 “지난 ‘끝장토론’을 통해 수많은 독소조항과 주권침해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한미FTA를 비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야당이 요구해온 ISD 폐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10개 분야에 대해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여당이 한미FTA 비준을 밀어붙인다면 야5당은 31일 공동 의총을 통해 힘을 하나로 모으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연대해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어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한 뒤 내년 총선에서 한미FTA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고 심판을 받자”면서 “총선에서 국민의 의견이 결정되면 그때 가서, 즉 19대 국회에 가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이 재재협상이 아니면 해결될 수 없는 ISD 조항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협상에 임하지 않고 몸싸움을 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한다”면서 “야당은 몸싸움할 생각을 하지 말고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맺은 85개 투자무역협정 중 81개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고 일반적 조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국회가 한미FTA 비준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며 야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와 여당이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성의를 다해 들어줬다. 단 하나 재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끝까지 몸으로 막는다면 정치 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처리 시기 및 방법에 대한 정무적 판단을 포함한 모든 결정권을 황 원내대표에 일임했으며, 이날 오후 의총을 열어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간 대립으로 한미FTA 비준안 ‘10월내 처리’는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애초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아직까지 외통위 의결 절차도 끝내지 못한 상태다.

다음번 본회의는 내달 3일 잡힌 상태로, 한나라당이 이때 강행처리에 나설 경우 야당과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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