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10월 본회의 처리 사실상 무산

한미FTA, 10월 본회의 처리 사실상 무산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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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물리적 충돌 가능성..정국경색 조짐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10월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여권은 당초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상임위 의결조차 끝내지 못했고, 이날 본회의 처리도 자동으로 불발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비준안이 오늘 본회의 안건으로도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10월 본회의를 열 수 있는 날이 31일 하루인데 물리적으로 처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10월내 처리가 어려우면 늦어도 11월 초에는 반드시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등 야5당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 독소조항 폐기 없이는 비준안 처리에 절대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야5당 대표가 비준안 강행처리 결사저지를 위한 공동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향후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번 본회의는 내달 3일 열릴 예정이나 이에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처리 과정에서부터 충돌이 예상된다.

다만 협상파인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계속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어 막판 극적 타결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야5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미FTA 대응방안을 위한 회담을 연 뒤 공동발표문을 통해 “지난 ‘끝장토론’을 통해 수많은 독소조항과 주권침해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한미FTA를 비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야당이 요구해온 ISD 폐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10개 분야에 대해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여당이 한미FTA 비준을 밀어붙인다면 야5당은 31일 공동 의총을 통해 힘을 하나로 모으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연대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어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한 뒤 내년 총선에서 한미FTA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고 심판을 받자”면서 “총선에서 국민 의견이 결정되면 그때 가서, 즉 19대 국회에 가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정부 시대에 어렵게 체결하고 이제 이명박 정부에서 마감하려는 한미FTA는 국운을 걸 수밖에 없는 국가의 큰 방침”이라면서 “한미FTA 비준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의총을 통해 재재협상이 아니면 해결될 수 없는 ISD 조항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협상에 임하지 않고 몸싸움을 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이 조항은 노무현 정부 때 채택된 기본원칙”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와 여당이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성의를 다해 들어줬다. 단 하나 재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끝까지 몸으로 막는다면 정치 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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