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수용으로 활로 모색…무산시 ‘대표직 사퇴’ 요구 직면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성탄절 연휴에 부산과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며 분당 위기에 처한 당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가졌다.문 대표는 24일 저녁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모친이 살고 있는 부산으로 이동, 모친이 다니는 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에 참석했다.
문 대표 측은 25일 “천주교 신자인 문 대표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모친을 모시고 미사에 참석해 왔다”며 “이번에도 그런 목적에서 부산과 양산에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양산 방문은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튿날인 지난 14일 이후 열흘 만이다. 당시 문 대표는 모친 방문과 정국 구상을 겸한 휴식 목적으로 1박2일 간 부산과 양산에서 머물렀다.
문 대표는 현재 중진과 수도권 의원들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한 상태지만 탈당 사태로 인한 분당 위기를 막을 묘책이 될지는 미지수여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 2선 후퇴와 조기 선대위 구성이라는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탈당 배수진을 친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중재안이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문 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로서는 중재안 성사를 통해 당의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중재안이 무산될 경우 향후 당을 어떤 식으로 끌어갈지 복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 대표 측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조기 선대위 카드 자체가 무산된 것이어서 또다시 문 대표 중심으로 총선 준비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연쇄 탈당이 이어지고, 상황에 따라 중재노력을 해온 상대적 중립지역 의원들조차 문 대표에게 등을 돌리는 결과가 될 수 있어 대표직 사퇴 카드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 않다.
당내에서는 총선기획단장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의원에 대한 비주류의 비토가 강한 만큼 다른 인물을 물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발탁설과 함께 최 의원이 단장직을 고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나는 그런(고사하겠다) 말을 한 적이 없다.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다.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도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 27일 예정된 의원간담회 때 어떤 의견이 모아지고 , 이것이 김 전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의 공감대를 얻을지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문 대표가 내주에 당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 준비한 인재 영입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게감 있는 명망가, 참신한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새정치연합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원심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가 몇 달간 인재 영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영입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일부 인사들이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문 대표가 직접 장 교수와 만나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접촉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지만 “현실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