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회귀” 여론 부담에 친박계 구심력도 약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강성 의원들이 몸을 낮춘 채 반격 모색에 들어갔다.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줄여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초강수’를 두자, 친박계 대다수는 일단 즉각 반발에 나서기보다 추이를 지켜보며 물밑에서 칼날을 가는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당장 10일 오후에 열릴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의 양측 격돌 수위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의총장에서 인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지금 인 위원장이 추진하는 인적청산은 북한의 ‘자아비판’이나 ‘인민재판’과 다르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일종의 색깔론 공세다.
서청원 의원도 전날 입장자료를 통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친위 쿠데타이자 4·19혁명의 원인이 됐던 사사오입 개헌에 버금가는 것으로서 북쪽 공산당에서나 있을 수 있는 폭거”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자신의 거취를 인 위원장에게 ‘백지위임’하지 않은 또 다른 친박계 의원 측은 전날 의결정족수를 조정해 상임전국위 개최한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법적 검토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일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될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할 기류도 읽힌다.
한 친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사무처 당직자들까지 다 같이 참여하는 대토론회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가운데 돌발발언도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참석 여부는 오늘 의총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친박계 강성 의원들이 쉽사리 집단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수적 한계와 여론 부담이라는 ‘이중고’ 때문으로 보인다.
한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갑윤·홍문종·유기준 의원 등 친박 중진 의원들이 거취 ‘백지위임’을 하면서 사실상 친박계 추진력이 굉장히 상실돼 있고, 여론이 서 의원으로부터 돌아선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지도부는 상임전국위 개최 과정에서 친박계의 조직적 방해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친박계는 이처럼 지도부가 여론을 등에 업고 일사천리로 인적청산 작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반발에 나섰다가는 여론과 지도부만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 반격의 수위조절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거취를 백지위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왕 상황이 이렇게 됐다면 인 위원장도 이제는 당을 화합하는 쪽으로 끌고가야 할 것”이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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