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아웅산테러 닮은꼴?…‘국교단절’ 전철 밟나

김정남 피살, 아웅산테러 닮은꼴?…‘국교단절’ 전철 밟나

입력 2017-02-15 16:19
수정 2017-02-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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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소행 판명시 중대한 주권 침해…말레이, 외교대응 나설듯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이 백주에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되면서 이 지역에서 북한의 외교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정남 살해가 북한 정권의 소행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진다면 말레이시아의 주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경우 북한이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에서 일으킨 아웅산 테러 사건과 여러모로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공작원들은 1983년 10월 미얀마 수도 양곤의 아웅산 묘소에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 일행의 방문을 노리고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 장관, 김동휘 상공부 장관 등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고지도자의 이복형제와 한국 정부 최고위층으로 각각 ‘표적’은 다르지만, 두 사건 모두 타국 영토에서 비밀 공작원을 동원해 불법적 테러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웅산 테러의 무대였던 미얀마와 이번 사건이 일어난 말레이시아가 모두 동남아시아에서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북한과 1975년 수교한 미얀마는 아웅산 테러 이전까지는 정치적으로 남한보다 북한에 편향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아웅산 테러가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자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자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전 직원을 추방하는 등 단호한 외교 조치에 나섰다. 북한과 미얀마의 외교관계는 24년 뒤인 2007년에야 복원됐다.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도 북한의 소행임이 확인된다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외교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말레이시아는 남북한 사이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외교노선을 보여 왔고 북한과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을 정도로 사이가 가까운 편이다. 그러나 자국 땅에서 살인 공작을 저질렀다면 사실상 ‘주권침해’에 해당하는 만큼 대응이 불가피하리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핵·미사일 개발로 최근 북한이 동남아시아에서 겪고 있는 외교 고립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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