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남파간첩 “北 ‘VX 암살’은 새 유형…수십회 예행연습”

전직 남파간첩 “北 ‘VX 암살’은 새 유형…수십회 예행연습”

입력 2017-02-27 10:54
수정 2017-02-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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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국회 세미나서 주장…“두 여성이 공항에서 하는데 최적 방식” 유동열 “김정남, 김정은에 ‘생활비 달라’ 편지…국정원에 포착됐다”

동남아시아 여성 2명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건 북한이 개발한 새로운 유형의 테러로 보인다고 전직 남파간첩이 27일 주장했다.

남파간첩으로 1995년 생포돼 전향한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주최로 열린 ‘김정남 암살과 북한테러 대응’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암살은 사실 최초의 유형”이라며 “몇 년 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게 독침 테러가 기도됐을 때도 탈북자를 매수했지만, 당시 그는 박 대표를 죽이는 행위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 사건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들 여성 두 명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를 바르는 자신들의 행동이 살인이라는 점은 알지 못했으리라고 추정한 것이다.

그는 다만 “(북한 공작원들이 두 여성에게) 수차례, 수십 차례 예행연습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아주 자연스럽게 감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에서 여성 둘이 김정남을 제거하는 데 가장 적절하고 확실한 수단”이라며 “권총이나 독총을 사용하면 소리가 나고, 독침을 찌르라고 하려 해도 그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은 김정남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활비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에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국정원에서 공개를 안 했지만,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 끝 부분에 ‘내가 생활이 어려운데, 생활비를 지원해달라’는 대목이 나온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 1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하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편지를 보냈다고 보고했다.

유 원장은 또 여성 두 명 가운데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이 양손에 ‘이원화 물질’을 묻히고 김정남의 얼굴에 발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남이 살해된 장면이 담긴 원본 파일을 보면 여자가 올라타서 김정남이 밀쳐내고, 여자가 튕겨 나간다”며 “2.33초 만에 VX를 투입했다는 건데, 흐엉이 왼손에 독가스로 작용하는 A 물질, 오른손에 촉매 역할인 B 물질을 묻혀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를 주최한 하 의원은 “김정남 암살 같은 요인 암살이나 테러가 국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대통령 탄핵 찬성이나 반대 진영의 누군가가 테러를 당했을 때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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