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입 논란 피하려는듯..총선 후 정국상황 대처방안도 모색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8일 청와대는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총선 결과에 따라 전개될 정국 상황에 대비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이를테면 ‘정중동’ 행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전까지 통상적으로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11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정치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이어졌던 민간인 불법 사찰 개입 의혹에 대한 반격도 자제하고 있다.
선거 구도가 청와대-민주통합당의 대립으로 흐르는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 발표도 총선 이후로 연기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청와대는 그러나 총선 결과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무 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경합지역에 대한 자체 분석을 종합해 제19대 국회의 의석 분포도를 예측하는 데 여념이 없다.
AㆍB팀으로 나눠 선거 결과에 따른 향후 대처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는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여대야소’의 구도가 깨질 경우 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져 올해 국정운영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총선까지 남은 며칠 동안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우파 후보의 단일화를 막판 변수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불법 사찰 공방은 이미 여론에 반영된 데다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고 있어 추가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야당이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나면 ‘이명박 정부 심판론’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대체적인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4대강 사업 등 핵심 국정 과제가 위기에 봉착할 개연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과 대통령 친인척ㆍ측근 비리 연루 의혹을 둘러싸고 각종 특검과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상황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청와대는 여전히 국방개혁 관련 법과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허용에 관한 약사법 개정 등 역점 과제로 추진한 법률안의 통과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빙 지역이 워낙 많아 쉽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 “여권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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