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맞잖아”…줄자 들고 달리는 경찰

“100m 맞잖아”…줄자 들고 달리는 경찰

입력 2012-04-11 00:00
수정 2012-04-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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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자(尺)라도 갖고 다녀야 하나?’

19대 총선부터 투표소 100m 밖에선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가 가능해졌다.

충북도내 여러 선거구 주변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선거운동원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경찰이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측정기까지 동원해 투표소와 ‘범행장소’의 거리를 재는 해프닝까지 빚어지고 있다.

11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청주시 봉명2·송정동 제5투표소 주변에서 청주 흥덕을 A후보 선거운동원 B(53·여)씨가 투표를 권유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돌리다 경찰 조사를 받았다.

명함 크기의 유인물을 돌리던 B씨는 상대 후보 진영 선거운동원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B씨가 위법 행위를 했는지 측정기까지 들고 나가 현장에서 거리를 재 70m에 불과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에서 B씨는 “선관위 교육을 받을 당시 기표소 입구부터 100m 바깥에서는 투표참여를 얼마든지 권유할 수 있다고 들었다”면서 “내가 보기엔 100m 밖이 확실해보였다”며 억울해 했다.

비슷한 시각 청주시 사직동주민센터 투표소 인근 도로에서도 청주시 흥덕갑에 출마한 각 후보의 선거운동원들 사이에 ‘100m 불법 선거운동’을 놓고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C후보의 여성 선거운동원이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고, 경찰이 측정기로 거리를 잰 결과 100m 밖인 105m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확인돼 이 여성은 귀가조치됐다.

이날 낮 12시30분께 청주시 가경동 한 투표소 앞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던 각 후보 진영 선거운동원끼리 서로 불법을 저질렀다며 고성과 함께 욕설을 퍼붓는 일도 벌어졌다.

바뀐 투표소 ‘100m 밖 투표참여 권유행위’와 관련해 현재 충북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청주흥덕경찰서 3건을 포함에 모두 10여 건에 달하고 있다.

한편 19대 국회의원선거부터는 선거 당일 투표참여 권유행위는 누구나 가능하나, 투표참여 권유행위를 벗어난 선거운동은 금지됐다.

투표참여 권유행위는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 없이 순수하게 이뤄져야 한다.

호별 방문을 하거나, 확성장치·녹음기·녹화기를 사용하거나, 투표소로부터 100m를 넘지 않는 장소에서 투표독려행위를 해서도 안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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