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도 공개… 가족대표 “수색중단 軍과 협의해 결정”
해군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5일 천안함 생존자 58명 전원과의 면담을 군 당국에 공식 요청했다. 또 이들의 구조 및 수색작업 중단 요청에는 군 당국의 요청이 먼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韓·美 “사고 공동조사”
5일 오후 서울 용산동 국방부 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관련 한·미 군 고위급 협조회의에서 이상의(왼쪽) 합참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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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존자 전원과 실종자 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군 당국이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사고 당시 상황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실종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복무했는지, 얼마나 멋진 군인이었는지를 설명하고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대표단은 빠지고 어머니·아버지 등 직계가족과의 만남이라도 주선해 달라. 군 관계자가 동석하겠다고 해도 막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재 생존자들은 자신들만 살아 돌아왔다는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일부는 안정제를 투여하는 상태”라면서 “생존자들의 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실종자 가족들과의 만남은 물론 그들의 증언도 공개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구조과정의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 공개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사고 원인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자식·형제들이 충분한 구조의 도움을 받았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라면서 “군사기밀을 제외하고 (모든 자료를) 보기 원한다.”며 “질의서를 내면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또 실종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艦尾) 부분에 대한 신속한 인양을 촉구했다. 선체 인양 과정에서 추가적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만전을 다해 줄 것도 당부했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지난 3일 군에 실종자 구조 및 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한 배경에는 군의 제안이 먼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엄밀히 말하면 군에서 먼저 실종자 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했다.”면서 “군에서 상황을 빨리 끝내려고 한 것은 아니며, 군과 가족이 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모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김양진기자 junghy77@seoul.co.kr
2010-04-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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