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똑같은 사실관계 정반대 판단 납득 못 해” 법원 “민·형사상 초점 달라… 다른 결과 가능”
20일 MBC PD 수첩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서울고법 판결과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정보도 청구사건에서 서울고법은 제작진의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보도 내용에 대해 일부를 허위사실로 인정해 정정보도하라고 판결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모두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판단해 동일한 사건에 다른 판결을 내린 결과가 됐다.앞서 지난해 6월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여상훈)는 농림수산식품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PD수첩 보도 중 ▲한국인의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 94%에 이른다는 것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 정부는 속수무책인 점 ▲우리 정부가 미국 도축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내용에 대해 정정보도할 것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은 높지만 보도처럼 94%는 아니고, 광우병 소가 발생하면 우리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미국 도축시스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알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형사사건의 경우 유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입증 정도를 요구한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보도된 이후에 보도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맞지 않게 되더라도 허위사실로서 정정·반론보도의 대상은 되지만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10-01-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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