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청에 좋은 일하러 조업도 중단하고 왔는데…”

“정부 요청에 좋은 일하러 조업도 중단하고 왔는데…”

입력 2010-04-03 00:00
수정 2010-04-0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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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 금양 98호 선사 사무실 ‘침통’

3일 오전 인천 중구 항동의 금양수산 사무실에는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조업 복귀 중 서해 대청도 근해에서 침몰된 금양 98호에 탑승했던 실종 선원들의 가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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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 금양수산 직원들      (인천=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한 후 조업해역으로 돌아가다 2일 오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쌍끌이 저인망어선 금양 98호가 소속된 금양수산의 인천시 중구 항동 사무실에서 3일 오전 직원들이 사고수습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고 수습 금양수산 직원들
(인천=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한 후 조업해역으로 돌아가다 2일 오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쌍끌이 저인망어선 금양 98호가 소속된 금양수산의 인천시 중구 항동 사무실에서 3일 오전 직원들이 사고수습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또 사고…금양98호 침몰
 

침통한 표정의 가족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사무실로 황급히 들어갔다.

회사의 연락을 받거나 뉴스를 접하고 한걸음에 달려온 가족들은 회사 측에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TV에서 아침 뉴스를 보고 사고 소식을 알았다는 허석희(33)씨의 작은아버지는 “하늘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심정”이라며 “시체만이라도 건져 달라”라고 하소연했다.

허씨는 “형수님이 건강이 좋지 않아 최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있어 아들이 이렇게 됐다는 소식을 차마 전하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이날 오전 시신이 발견된 김종평(55)씨의 동거녀 이모씨도 사무실을 찾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김씨는 이혼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고, 이 아들은 어렸을 적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정봉조(61)씨의 가족이 이날 오전 사무실을 찾았다.

금양수산 측은 가족들에게 금양98호의 사고 당시 경위와 수색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좋은 일을 하러 갔다 이런 일을 당해 안타깝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해경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고, 용의선박을 잡아 불행 중 다행이니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라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금양수산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가족들에게 질문을 쏟아내자 가족들에게 진전되는 사항은 다시 알려주기로 하고 다른 곳에 가 있도록 조치했다.

실종된 금양98호와 다른 1척인 금양97호의 선주인 박갑서(57)씨는 “정부의 요청으로 일을 돕다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됐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박씨는 “선원들은 1년에 10개월은 바다에서 보내기 때문에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있더라도 인천항 근처에 집을 얻어 혼자 나와 사는 경우도 더러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양수산은 실종자 가족이 대부분 모이면 의견을 모아 대책본부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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