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측 현지 사정 때문…위성 노후화 우려
올해 하반기 예정됐던 아리랑 5호와 과학기술위성 3호의 발사가 또 미뤄졌다.11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러시아 야스니발사장에서 쏘아 올려질 예정이었던 아리랑 5호의 발사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아리랑 5호는 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탑재한 다목적 실용위성으로, 가로·세로 1m급의 해상도로 구름 낀 날이나 야간에도 정밀 지상관측이 가능하다.
당초 지난해 4월 개발이 완료돼 같은 해 8월 말 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러시아 정부 측의 사정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올해 하반기 발사를 목표로 재추진해왔지만,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발사체를 제공하는 국방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일정을 확정해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날짜가 지금 확정되더라도 발사 준비에만 2개월 넘게 걸리기 때문에 연내 발사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발사체인 드네프르 로켓을 제공하는 러시아군 측에서 발사용역업체인 코스모트라스사(러시아-우크라이나-카자흐 합작사) 측에 발사 비용을 추가로 요구했기 때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의 합작 프로젝트다보니 세 나라 간 힘겨루기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리랑 5호와 같은 드뇌프르 로켓 발사체를 쓰는 과학기술위성 3호도 발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우주에서 방출되는 근적외선을 이용해 우리 은하계를 관측할 수 있는 ‘다목적 적외성 영상시스템’과 대기 관측, 환경 감시 등의 역할을 할 ‘소형 영상분광기’ 등을 탑재한 위성으로, 2007년 말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이 시작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항우연은 아예 발사업체를 다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상률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은 “지난 6월부터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발사업체 선정을 위한 기본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러시아 발사체에 맞춰 위성 개발을 완료했고 인터페이스도 맞춰져 있는 상태여서 지금 와서 발사업체를 변경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바꾸는 것보다는 그대로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위성 발사가 무기한 늦춰지면서 위성 부식과 노후화 등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유럽의 메톱(Metop) 탑재체의 경우 예산 절감을 위해 한꺼번에 만들어놓고 사용하는 때도 있다”면서 “보관만 잘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리랑 5호는 청정·항온·항균 시설에서 보관되고 있으며 6개월 전 모니터링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면서 “이달 중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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