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사고 여파로 구미 농축산물 외면

불산사고 여파로 구미 농축산물 외면

입력 2012-10-11 00:00
수정 2012-10-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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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경기도 부진…피해 주민 “안전성 음해 주장 배척”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의 여파가 구미지역 농축산물 외면과 식당경기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구미의 화공업체에서 불산가스 누출사고로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와 임천리 일원의 농작물이 말라 죽고 가축이 콧물을 흘리는 등 피해가 났다.

11일 현재까지 발생한 피해는 농산물 237.9㏊와 가축 3천209마리에 이른다.

정부와 구미시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농축산물의 출하를 금지해 놓은 상태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피해지역 외의 농축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구미농산물도매시장 측은 현재까지 거래량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미 이외의 지역 주민들이 구미 농축산물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다.

대구시민 서모(35)씨는 “사고 발생 소식을 들은 이후에는 구미지역 농산물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민 최홍기(39)씨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미지역 농산물이라고 하면 사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미시민 박우철(40)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가 방독면과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 구미 채소를 먹어도 되느냐고 할 정도”라며 “실제로는 피해지역 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데도 다른 지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구미 산동면 봉산리와 임천리 주민 대표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지역 주민은 불산가스 피해를 본 농작물의 수확과 반출을 금지했다”면서 “피해지역 이외의 농축산물 안전성을 음해하는 주장을 배척한다”고 선언했다.

또 구미지역 식당가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구미시는 불산가스 누출사고 이후 음주 자제령을 내렸다.

구미시나 각 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취소된 사례도 10여건에 이른다.

이 때문에 구미시청 인근은 물론 다른 지역 식당도 저녁시간의 손님이 크게 줄었다.

구미시 한 공무원은 “술을 마시라고 해도 바빠서 못마시지만 음주 자제령까지 내려져 저녁 시간에 술을 마시는 공무원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구미 인동동의 한 식당업주는 “사고 여파 때문인지 경기 악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농협 한 관계자는 “구미지역 농축산물 판매가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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