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경주 본진 여진만 565차례…사상 최대급

5.8 경주 본진 여진만 565차례…사상 최대급

입력 2017-01-10 09:30
수정 2017-01-10 09:3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여진 종료 시점 가늠하기 힘들고 장기화 우려”

작년 9월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본진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다.

지진규모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컸을 뿐만 아니라, 무려 560차례를 넘어선 여진은 아직도 멈추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경주 본진은 역대 최강급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된 한반도에서 작년 9월12일 오후 8시32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1978년 지진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핵실험과 같은 인공지진과 자연지진 간 위력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무리이지만 계산상으로 경주의 규모 5.8 지진은 북한의 5차 핵실험 강도보다 50배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전 가장 큰 규모는 규모 5.3의 북한 평북 삭주 남남서쪽 20㎞지역 지진(1980년 1월8일)이었다.

경주 본진에 앞서 불과 50여분 전인 이날 오후 7시44분에는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났다.

앞서 작년 7월에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7월5일 오후 8시33분 울산 동구 동쪽 52㎞지역의 지진(규모 5.0)이었다.

같은 날 50여분 후인 밤 9시24분에도 울산 동구 동쪽 41㎞해역에서 규모 2.6의 여진이 일어났다.

◇ 여진횟수 총 565차례…지진 최다 발생한 해인 2013년의 6배

경주시 남남서쪽 8㎞지역에서 발생한 본진 5.8의 영향으로 올해 1월8일 현재 여진이 총 565회 일어났다.

이는 관측이 시작된 이후 지진이 가장 자주 발생한 2013년(93회)의 6배를 넘어서는 것이다.

경주 여진을 규모별로 보면 2.0∼3.0이 543회로 가장 많고 3.0∼4.0 20회, 4.0∼5.0 2회 등이다.

경주에서 규모 3이상의 여진이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은 올해 1월6일 오전 5시였다. 진앙지는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북위 35.75도·동경 129.17도)이었고, 규모는 3.3이었다. 그렇지만 피해는 없었다.

불과 2분 후에는 경주시 남남서쪽 10㎞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일어나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규모가 3.0이상이면 실내 일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도 이상의 지진이다. 유감지진은 사람이 지진동을 체감한 지진을 말한다.

그렇다면 경주 여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경주 여진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경주 본진은 상당히 큰 규모였기 때문에 여진은 최대 몇 달 정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호준 삼성방재연구소 박사도 “여진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 종료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 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여진이 1년 넘게 계속 진행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여진이 7∼8년 발생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여진도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여진이 끝나는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수개월간 지속할 수 있다면서 규모 5.8 경주 본진보다 강력한 여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지진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쓰나미나 지진해일처럼 갑자기 바닷물이 밀려와 대규모 인명 또는 재산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육상에서 일어난 지진도 건물과 다리, 도로 등을 파괴할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재산이나 인명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지진이 한반도에서 지나칠 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는 점이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한반도는 지질 구조상 일본과 같은 판 경계가 아니라 판 내부에 있어 그동안 우세했던 ‘지진 안전지대’라는 의견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9.12 경주 본진이 한반도 기준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데는 학계 간 이견이 없다.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5.0대 지진이 짧은 시간에 두 차례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홍태경 교수는 경주 본진 원인을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지목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이 난 지 5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과거 수마트라 대지진은 10년간 여진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이 여파가 지속하면서 경주 본진과 같은 수준의 지진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주 본진이 양산 단층대가 활성화한 탓에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에는 한반도에서도 대규모 지진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견해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일부 학계에서는 한반도가 유라시아판 내부의 소규모 판인 아무리아판의 주변부에 있으며, 현재 이 판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어 지진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진앙지가 양산 단층대인지 여부와 그동안 휴면화했던 양산 단층대가 활성화하고 있는지 면밀히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판의 지각운동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판의 지각운동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며 “다만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연구인력과 장비를 확충하는 등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