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태어난 아이들 기대수명 처음 멈췄다

작년에 태어난 아이들 기대수명 처음 멈췄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12-04 22:30
수정 2019-12-0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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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파로 사망자 급증

같은 해 출생자 통계 영향
남자 79.7년 여자 85.7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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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2017년 출생자와 마찬가지로 평균 82.7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됐다. 꾸준히 늘어나던 출생아의 기대수명 증가세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 멈춰 선 것으로 지난해 사망자 수가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폐렴에 의한 사망 확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해당 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다. 1970년 62.3년에서 1990년 71.7년, 2009년 80.0년, 2015년 82.1년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증가세는 둔화돼 왔다.

기대수명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지난해 한파로 사망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사망률을 토대로 특정 연령 사람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한다. 예컨대 지난해 사망률이 높으면 같은 해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수명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겨울 한파가 1973년 이래 가장 심해 사망자 수가 1월(3만 1600명)과 2월(2만 5000명)에 전년 대비 각각 21.9%, 9.3% 증가했다”면서 “고령층 사망자가 많아지면서 같은 해 태어난 아이들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출생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기대수명은 각각 79.7년, 85.7년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대수명 평균(남자 78.1년, 여자 83.4년)보다 높다.

지난해 출생아가 일생 중 병을 앓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뜻하는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은 64.4년으로 측정됐다. 2016년(64.9년)보다 0.5년 줄었고, 2년 새 병을 앓는 기간이 17.5년에서 18.3년으로 늘었음을 의미한다. 김 과장은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병을 모르고 살 때보다 유병 기간이 늘었기 때문에 실제 건강 수준이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사망할 때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암(20.7%)과 심장질환(11.8%), 폐렴(10.0%), 뇌혈관 질환(7.9%)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특히 폐렴은 2008년 3.2%에서 10년 만에 6.8% 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기대수명은 3.6년 늘고, 폐렴에 걸리지 않으면 1.0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12-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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