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돌아온 하승진… KCC 기사회생

[프로농구]돌아온 하승진… KCC 기사회생

입력 2010-04-10 00:00
수정 2010-04-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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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에 출전 골밑장악… 챔피언결정 6차전으로

‘최후의 보루’ 하승진(25·221㎝) 카드가 적중했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5차전을 앞둔 9일 오전.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을 따로 불렀다. 허 감독은 조심스럽게 “뛸 수 있겠느냐. 얼마나 뛸 수 있느냐. 언제 뛰고 싶으냐.”고 물었다. 하승진은 “10분은 뛸 수 있다. 마지막에 들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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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하승진(왼쪽)이 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모비스의 함지훈의 밀착수비를 받으며 드리블을 하고 있다.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KCC의 하승진(왼쪽)이 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모비스의 함지훈의 밀착수비를 받으며 드리블을 하고 있다.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5차전이 열린 잠실체육관. 경기 직전 허 감독은 “오늘은 기회를 봐서 하승진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승진 카드는 ‘양날의 검’이었다. 최악의 경우 하승진이 부상당하고 경기마저 패할 수도 있기 때문. 게다가 1월 말 올스타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하승진은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잠깐 투입된 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무뎌진 데다 수비에서 허점을 보여 패배의 빌미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선 허 감독은 4쿼터에 승부수를 던졌다. 3쿼터를 52-42, 10점차로 앞섰지만 4쿼터 시작과 함께 브라이언 던스톤(21점 7리바운드)에 골밑을 연달아 내줬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7분14초 전 드디어 하승진이 투입됐다.

하승진은 4쿼터에만 골밑슛 4점을 올리며 경기 흐름을 바꿔 놨다.

하승진이 큰 키를 활용해 골밑을 장악하자 전태풍도 현란한 드리블로 코트를 휘저으며 펄펄 날았다.

결국 하승진 카드를 꺼내 든 KCC가 69-65로 모비스에 승리를 거뒀다. 2승(3패)째를 거두며 한숨을 돌린 KCC는 승부를 6차전으로 몰고 갔다. 테렌스 레더가 25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골밑에서 맹활약했다. 3쿼터부터 폭발한 전태풍도 18점을 몰아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했다.

하승진은 경기를 마친 뒤 “선동렬 투수 같은 부담을 느꼈다. 마무리 투수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오늘 내가 투입돼 승리하면서 챔프전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자신감을 찾았다.”고 당차게 말했다. 6차전은 11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04-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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