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도 사연도 다른 15명 땀 흘린 만큼 꿈이 영근다

소속도 사연도 다른 15명 땀 흘린 만큼 꿈이 영근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1-20 22:06
수정 2021-01-2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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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차·저연봉 선수 훈련 캠프 가보니

소속 찾는 20년차부터 신인까지 다양
다른 팀 선배에게도 배울 수 있는 기회
스타선수와 달리 비시즌 훈련 어려워
구단 트레이너들이 자발적으로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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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진행하는 저연차·저연봉 대상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20일 훈련에서 짝을 지어 캐치볼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진행하는 저연차·저연봉 대상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20일 훈련에서 짝을 지어 캐치볼을 하고 있다.
“이야 날씨 좋다!”

화창한 하늘 아래 기온이 영상 12도까지 오른 20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 선수들이 나타났다. 코치의 지시에 따라 몸을 풀고 곧바로 그라운드 훈련을 시작한 선수들은 이마에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하는 저연차·저연봉 선수대상 서귀포 트레이닝 캠프에는 소속도 사연도 제각각인 선수 15명이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같은 꿈을 갖고 모였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꼭 저연차·저연봉 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속팀을 찾는 프로 20년차의 고효준부터 아직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2000년생 홍원빈(KIA 타이거즈)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몸 풀기가 끝난 선수들은 짝을 이뤄 캐치볼을 시작했다. 일부 선수는 옆의 야구장으로 타격훈련을 하러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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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훈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선수의 공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캐치볼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훈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선수의 공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서귀포 캠프는 선수협이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와 손잡고 지난해 첫선을 보였다. 자비로 좋은 곳에 훈련을 갈 수 없는 선수들의 훈련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부지런한 선수들은 오전 8시부터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실내 체육시설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오전 9시 30분~11시 30분엔 팀 훈련을 하면서 각자 궁금하고 필요한 부분을 코치들에게 질문한다. 오후 12시엔 야구장으로 이동해 캐치볼, 타격훈련 등을 1시간 30분 정도 한다. 점심식사 후 오후 3시부터 1시간 정도 보강운동을 실시하고 운동을 마치는 것이 통상적인 일과다.

캠프를 이끄는 스티브 홍 트레이너 코치는 “선수들과 1대1 면담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도와준다”고 소개했다. 각 구단 트레이너 코치들도 자발적으로 나선 만큼 효과도 크다. 유재민 KIA 트레이너 코치는 “작년에 온 선수들이 효과를 보고 입소문을 내 올해 우리 팀은 6명이나 왔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다른 팀 선배한테 루틴을 배울 수도 있고 코치들에게 따로 질문도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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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진행하는 저연차·저연봉 대상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20일 훈련을 시작하기 전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진행하는 저연차·저연봉 대상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20일 훈련을 시작하기 전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선수들도 호평했다. 2년 연속 캠프를 찾았다는 유강남은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만큼 상당히 좋은 캠프”라며 자랑했다. 고효준은 “처음 와 봤는데 정말 좋다”면서 “코어 근육과 고관절, 하체 힘쓰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 다른 팀에 입단 기회가 주어질 때 확실하게 보여 주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일 경우 선수협에서 비행기 값을 지원해 준다. 참가비는 따로 없다. 선수협이 협의한 숙소를 이용하면 1박 3끼를 5만원대에 해결할 수 있다. 대략 80만원가량 든다.

다만 아직 참여 선수가 많지 않은 것은 고민이다. 올해도 15명만 참가했다. 김용기 선수협 사무총장 대행은 “홍보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좋은 취지로 하는 만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서귀포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1-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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