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옷이라도 스타가 입어야 뜨죠” 걸어다니는 광고판인 ‘스타’를 잡기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의 옷,액세서리,헤어스타일,음식 취향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상품이다.스타에게는 옷,액세서리,화장품 등에서부터 마사지 및 헬스 이용권,호텔 숙박권까지 다양한 품목이 무료 제공된다.
TV,신문 등 매체를 이용한 직접 광고보다도 스타가 애용한다는 입소문이 제품판매를 부채질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입어달라고’’먹어달라고’‘한번 와 달라고’ 업계는 스타들에게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오픈한 서울 명동 ‘캘리포니아 휘트니스 클럽’은 특급 연예인들에게 1년 무료 회원권,중급에게는 6개월치 회원권을 돌렸다.일년에 한두번씩만 와서 운동을 해도 ‘물이 좋다’는 소문이 돌아 톡톡히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이지함 피부과’의 게시판은 여드름 치료를 받고 효과를보았다는 탤런트 채시라의 수기가 올라와 있다.이 곳은 환자 1명에 진료시간이 3분 정도에 그칠만큼 환자들로 북새통을이루고 있다.
인기 가수들의경우 월 3,000여만원가량 협찬의상을 업체로부터 받고 있다.대신 업체는 가수들이 제품명이 적혀있는 배지를 옷에 부착해줄 것을 요청한다.
여성의류업체인 신원의 광고홍보팀 박상윤 주임은 “청소년팬들이 ‘H.O.T 오빠들이 입은 옷’‘서태지 오빠가 입은 옷’이라면서 저마다 옷을 산다”고 귀띔한다.
숙녀복 카탈로그는 스타 마케팅의 파괴력을 실감하게 해준다.여성의류전문업체인 INVU가 얼마전 무명모델을 기용해 카탈로그를 만들었을 때 매출이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렸으나,신세대의 우상인 탤런트 김민희로 모델을 바꾸자 갑자기 매출이 늘고 있다.
고가의 수입 브랜드들도 연예인들에게 제품을 무료제공하는전략을 애용한다.언론의 인터뷰와 화보 촬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업체의 이같은 스타 마케팅은 최근 방송사들의 간접광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로고 크기가큰 제품보다는 로고가 작은 헤어 액세서리,브로치,가방 등잡화쪽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SBS의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최지우가 애용한 루이뷔통 머리방울은 없어서 못 팔지경이다.루이비통 측은 “사실 최지우의 머리방울은 루이뷔통 것이 아닌데,로고가 작아 시청자들이 오해한 것 같다”면서도 흐뭇한 표정이다.
패션쇼의 성패도 순전히 ‘스타’가 얼마나 동원됐느냐에달려 있다.옷의 디자인과 색채 등에 일반인은 관심이 없다.
패션쇼 관계자들은 “이때문에 버릇이 잘못 든 연예인도 있다”면서 “유명 연예인들은 옷이나 액세서리를 협찬받고도되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서울대 정신의학과 정도윤 교수는 “획일화와 집단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스타를 따라하려는 경향이 만연해있다”면서 “음식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까지도 스타를 모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유명 디자이너 마케팅수완도 탁월.
스타 마케팅이 비용에 비해 엄청난 파급 효과를 거두면서 국내 디자이너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중 ‘패션계의 대부’ 앙드레김은 단연 스타 마케팅에뛰어난 재능을 보이는것으로 평가된다.그의 패션쇼에는 스타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스타마케팅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60년대부터 최은희,김지미,엄앵란 등 톱스타들을 무대에세웠다.
요즘에는 탤런트 김희선 장동건 차인표 등은 물론 스포츠 스타 안정환 이승엽,성악가 조수미까지 모든 분야의 스타를 망라하고 있다.또한 스타들을 즐비하게 앞세워 해마다 해외에서 대규모 패션쇼를 갖고 있다.
뜨는 연예인들을 눈여겨 지켜보다가 무대에 세우는 것으로유명한 앙드레김이 가수 K모씨가 데뷔한지 얼마 안됐을 때“한번 보자”고 불러 만난 다음 “좀 더 크면 오라”며 되돌려 보냈고,이에 기분이 상한 K는 나중에 앙드레 김의 손짓을 뿌리쳤다는 일화는 패션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앙드레김은 자신의 마케팅기법을 스타 마케팅이고 부르는데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그는 “연예인들을선호하는 이유는 감성적 연기력을 통해 의상의 예술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상업적인 잣대로 보지 말라”고반박했다.
디자이너 지춘희도 앙드레김 못지 않게 스타의 활용에능숙하다.지난해 SBS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심은하를 비롯해 황신혜,이영애 등 유명연예인들이 즐겨입는 옷으로 소문이 나면서 ‘미스 지 컬렉션’의 브랜드명인지도도 급상승했다.
이밖에 박항치,이상봉,손정완 등도 패션쇼에 연예인 스타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상업성보다는 ‘크리에이터(창작 디자이너)’의 역할에주력하는 이들로는 진태옥,설윤형,박윤수 등이 꼽힌다.특히진태옥은 아방가르드(Avant garde)적인 작품 개념에 맞춰스타대신,‘못난이’모델을 기용해 신선한 감각을 제공하고있다.
한 패션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의 귀재들 중에는 10년동안단 한번도 디자인이 안 바뀐 이도 있다”면서 “스타들의 이름값에 무임승차하면서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제시하는 디자이너 본연의 역할을 등한시하는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허윤주기자 rara@
스타의 옷,액세서리,헤어스타일,음식 취향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상품이다.스타에게는 옷,액세서리,화장품 등에서부터 마사지 및 헬스 이용권,호텔 숙박권까지 다양한 품목이 무료 제공된다.
TV,신문 등 매체를 이용한 직접 광고보다도 스타가 애용한다는 입소문이 제품판매를 부채질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입어달라고’’먹어달라고’‘한번 와 달라고’ 업계는 스타들에게 매달리고 있다.
‘아름다운 날들’ 최지우·이병헌
‘이지함 피부과’의 게시판은 여드름 치료를 받고 효과를보았다는 탤런트 채시라의 수기가 올라와 있다.이 곳은 환자 1명에 진료시간이 3분 정도에 그칠만큼 환자들로 북새통을이루고 있다.
인기 가수들의경우 월 3,000여만원가량 협찬의상을 업체로부터 받고 있다.대신 업체는 가수들이 제품명이 적혀있는 배지를 옷에 부착해줄 것을 요청한다.
여성의류업체인 신원의 광고홍보팀 박상윤 주임은 “청소년팬들이 ‘H.O.T 오빠들이 입은 옷’‘서태지 오빠가 입은 옷’이라면서 저마다 옷을 산다”고 귀띔한다.
숙녀복 카탈로그는 스타 마케팅의 파괴력을 실감하게 해준다.여성의류전문업체인 INVU가 얼마전 무명모델을 기용해 카탈로그를 만들었을 때 매출이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렸으나,신세대의 우상인 탤런트 김민희로 모델을 바꾸자 갑자기 매출이 늘고 있다.
고가의 수입 브랜드들도 연예인들에게 제품을 무료제공하는전략을 애용한다.언론의 인터뷰와 화보 촬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업체의 이같은 스타 마케팅은 최근 방송사들의 간접광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로고 크기가큰 제품보다는 로고가 작은 헤어 액세서리,브로치,가방 등잡화쪽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SBS의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최지우가 애용한 루이뷔통 머리방울은 없어서 못 팔지경이다.루이비통 측은 “사실 최지우의 머리방울은 루이뷔통 것이 아닌데,로고가 작아 시청자들이 오해한 것 같다”면서도 흐뭇한 표정이다.
패션쇼의 성패도 순전히 ‘스타’가 얼마나 동원됐느냐에달려 있다.옷의 디자인과 색채 등에 일반인은 관심이 없다.
패션쇼 관계자들은 “이때문에 버릇이 잘못 든 연예인도 있다”면서 “유명 연예인들은 옷이나 액세서리를 협찬받고도되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서울대 정신의학과 정도윤 교수는 “획일화와 집단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스타를 따라하려는 경향이 만연해있다”면서 “음식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까지도 스타를 모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유명 디자이너 마케팅수완도 탁월.
스타 마케팅이 비용에 비해 엄청난 파급 효과를 거두면서 국내 디자이너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중 ‘패션계의 대부’ 앙드레김은 단연 스타 마케팅에뛰어난 재능을 보이는것으로 평가된다.그의 패션쇼에는 스타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스타마케팅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60년대부터 최은희,김지미,엄앵란 등 톱스타들을 무대에세웠다.
요즘에는 탤런트 김희선 장동건 차인표 등은 물론 스포츠 스타 안정환 이승엽,성악가 조수미까지 모든 분야의 스타를 망라하고 있다.또한 스타들을 즐비하게 앞세워 해마다 해외에서 대규모 패션쇼를 갖고 있다.
뜨는 연예인들을 눈여겨 지켜보다가 무대에 세우는 것으로유명한 앙드레김이 가수 K모씨가 데뷔한지 얼마 안됐을 때“한번 보자”고 불러 만난 다음 “좀 더 크면 오라”며 되돌려 보냈고,이에 기분이 상한 K는 나중에 앙드레 김의 손짓을 뿌리쳤다는 일화는 패션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앙드레김은 자신의 마케팅기법을 스타 마케팅이고 부르는데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그는 “연예인들을선호하는 이유는 감성적 연기력을 통해 의상의 예술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상업적인 잣대로 보지 말라”고반박했다.
디자이너 지춘희도 앙드레김 못지 않게 스타의 활용에능숙하다.지난해 SBS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심은하를 비롯해 황신혜,이영애 등 유명연예인들이 즐겨입는 옷으로 소문이 나면서 ‘미스 지 컬렉션’의 브랜드명인지도도 급상승했다.
이밖에 박항치,이상봉,손정완 등도 패션쇼에 연예인 스타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상업성보다는 ‘크리에이터(창작 디자이너)’의 역할에주력하는 이들로는 진태옥,설윤형,박윤수 등이 꼽힌다.특히진태옥은 아방가르드(Avant garde)적인 작품 개념에 맞춰스타대신,‘못난이’모델을 기용해 신선한 감각을 제공하고있다.
한 패션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의 귀재들 중에는 10년동안단 한번도 디자인이 안 바뀐 이도 있다”면서 “스타들의 이름값에 무임승차하면서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제시하는 디자이너 본연의 역할을 등한시하는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허윤주기자 rara@
2001-06-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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