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부지 적어 소수 기업 선별될 듯190만㎡에 외국기업 유치 계획
세종시 투자기업으로 삼성, 한화, 롯데, 웅진이 확정된 가운데 이제 재계의 관심은 향후 어떤 기업들이 추가로 세종시에 투자하느냐에 쏠리고 있다.정부가 제시한 부지공급가 인하와 세제지원 등 투자 조건이 파격적인데다 산학연 연계 효과를 극대화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으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첨단 산업분야 투자를 계획 중인 기업들이 세종시 추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원동 세종시 실무기획단장은 “이번에 입주를 표명한 기업이 많이 있었는데 대부분 땅값과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옆에 있는 게 새로운 산업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말해 향후 추가 투자기업이 나타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첨단.녹색기업들을 위한 산업 부지 347만㎡ 가운데 삼성, 한화, 롯데, 웅진 등에 배정된 땅을 제외하고 남은 면적은 50만㎡(15만평)에 불과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어서 추가 투자기업은 그 수가 많거나 투자의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녹색산업단지 내 남아있는 50만평의 부지는 이번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의 협력 중소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결국 정부가 산업 용지를 확대하지 않는 한 대기업의 추가 입주 공간은 이번에 한화가 들어가게 될 부지(18만평)보다도 3만평 가량이 적은 면적에 불과하게 된다.
정부는 현재 국내외에서 많은 기업과 연구소들이 투자 가능성을 타진해오고 있으나 세종시에 남은 용지가 많지 않은 만큼 향후 투자상담 기업들을 모아 일단 기업 특성에 맞고 세종시와 연계성이 높은 지방혁신도시로의 입주를 권유한다는 방침이다.
또 추가 입주가 필요한 경우 세종시기획단과 행복청 투자유치팀을 통해 개별 신청을 받은 뒤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투자기업으로 드러난 4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향후 추가 투자 가능성에 대해 최소한 외부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종시 입주가 계속 거론돼 온 SK그룹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제시한 조건이 파격적이어서 새로 시작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의 세종시 입주를 검토해 볼만하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이 최근 “세종시에 미래사업과 관련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조율되면 그룹 차원에서 관련 분야의 입주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세종시 입주에 대해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일단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포스코는 지난주 신성장 사업분야를 세종시에 입주시키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었으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때가 되면 다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하이브리드차 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공장 및 연구시설 입주설이 나돌았던 현대.기아차그룹은 향후 추가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결정된다면 그때 발표할 것이고 지금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친환경차 관련 투자를 늘릴 예정인데다 정치권과의 관계나 정황상 추후에라도 결국 세종시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에서 최근 세종시 입주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LG그룹은 내부적으로 계열사 중 몇몇 회사를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입주 타당성과 적합성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세종시에 입주할 LG그룹 계열사로 LG생활건강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전자,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주력 계열사들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LG그룹이 세종시에 투자할 여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에는 오히려 국내 대기업보다 외국기업의 입주 여지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글로벌 투자단지 190만㎡를 할당해 외국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을 유치하고 도시 중심지에 30만㎡ 규모의 국제교류지구도 배치해 국제기구와 다국적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확정된 외국기업은 오스트리아의 태양광.태양열 업체인 SSF 한 곳이지만 그 수는 조만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타지역이 우려하는 ‘세종시 블랙홀’은 가능성이 없다”며 “무엇보다 현재 남아 있는 땅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추가 입주한다고 해도 블랙홀이 될 만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향후 추가 입주 기업군은 정부가 심사를 통해 선별할 소수의 첨단 분야 대기업에 돌아가고 나머지는 다수의 외국 기업들로 채워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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