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 문제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1,170원에 육박했고 코스피 지수도 3% 이상 급락했다.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축 통화 국들의 양보가 요구되는 유로화 절하 등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상당기간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 추락…환율 폭등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00원 급등한 1,169.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대비 상승폭은 두바이 쇼크로 20.20원 급등한 작년 11월 27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환율은 장중 1,177.50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49.30포인트(3.05%) 급락하면서 1,567.12로 추락했다.작년 11월 30일의 1,555.60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18.86포인트(3.65%) 내린 497.37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외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원인으로 △유럽발 국가부도 위기감 확산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 △일부 기업의 실적악화 등을 꼽았다.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불거진 재정 적자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 마감함에 따라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재정문제,대서양 건너 스페인.포르투갈까지
미국에서 시작된 재정적자 문제가 대서양을 건너 그리스와 포르투갈,스페인 등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증시도 폭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0,000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반등했다.다우지수가 10,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6일 이후 처음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도 전일 대비 2.17% 내린 5,139.31로 마감하는 등 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큰 폭으로 폭락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9월말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천문학적 수준인 1조3천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10년간 매년 6천억달러 정도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화약고’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2.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2012년까지 2.8%로 낮추겠다고 다짐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GDP 대비 9.3%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포르투갈도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경고를 잇따라 받고 있으며 스페인은 재정적자가 GDP 대비 11.4%로 급증했다.당초 전망치였던 GDP의 9.5%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달 일본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재정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해소할 만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밝혀 아시아 국가들도 재정적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위험기피 심리 확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급등하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22%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주식이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채권이 부각되는 형국”이라며 “그리스의 불안은 한 국가의 재정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유로화 사용 국가들의 통화시스템에 대한 불안이란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1.2%포인트 부근에서 거래됐다.이는 4일보다 0.10%포인트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달 11일 0.76%포인트까지 내려가면서 영국 같은 선진국보다 낮게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0여 일 만에 50% 넘게 오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외화표시로 발행한 채권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책정되는 신용파생거래 수수료로,수치가 낮을수록 대외 신용도가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두자릿수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말께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선 과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적자 우려가 파급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큰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불안 장기화될 듯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 가능성에 이어 유럽 국가들의 부도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상당기간 경색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문제 해결책으로 유로화 절하가 제시되고 있어 국가 간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로화 절하를 위해서는 유럽 국가 간 합의는 물론 중국과 미국,일본 등의 양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재정 적자 문제는 쉽사리 풀릴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환율이 120일 이동평균선인 1,180원을 돌파할 경우 1,200원을 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도 “유로존 문제가 해결되려면 유로화가 절하돼야 한다”며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등 문제 국과 독일,프랑스 등이 타협해야 하는 문제여서 장기간 금융시장이 불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3대 이슈인 유럽발 재정 위기,중국 긴축,미국발 금융규제가 맞물린 데다 외국인 매도가 겹쳐 지수 낙폭이 커지고 있다”며 “잠재된 악재의 부각으로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예상되며 1,520~1,550 수준을 1차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도 이어졌다.
하나대투증권 이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서고 있진 않지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글로벌 주요 변수들의 변화 추이를 확인하면서 방어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1,170원에 육박했고 코스피 지수도 3% 이상 급락했다.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축 통화 국들의 양보가 요구되는 유로화 절하 등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상당기간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우려에 금융시장이 일시적인 충격에 빠져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50포인트가까이 급락하며 1,567.12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환율은 유로화 약세에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치솟아 19.0원 오른 1,169.9원에 마감하며 전고점(1,169.50원, 2월1일)을 경신했다. 작년 12월 29일의 1,171.2원 이후로 최고치다. 사진은 5일 외환은행 외환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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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00원 급등한 1,169.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대비 상승폭은 두바이 쇼크로 20.20원 급등한 작년 11월 27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환율은 장중 1,177.50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49.30포인트(3.05%) 급락하면서 1,567.12로 추락했다.작년 11월 30일의 1,555.60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18.86포인트(3.65%) 내린 497.37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외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원인으로 △유럽발 국가부도 위기감 확산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 △일부 기업의 실적악화 등을 꼽았다.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불거진 재정 적자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 마감함에 따라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재정문제,대서양 건너 스페인.포르투갈까지
미국에서 시작된 재정적자 문제가 대서양을 건너 그리스와 포르투갈,스페인 등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증시도 폭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0,000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반등했다.다우지수가 10,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6일 이후 처음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도 전일 대비 2.17% 내린 5,139.31로 마감하는 등 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큰 폭으로 폭락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9월말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천문학적 수준인 1조3천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10년간 매년 6천억달러 정도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화약고’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2.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2012년까지 2.8%로 낮추겠다고 다짐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GDP 대비 9.3%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포르투갈도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경고를 잇따라 받고 있으며 스페인은 재정적자가 GDP 대비 11.4%로 급증했다.당초 전망치였던 GDP의 9.5%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달 일본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재정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해소할 만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밝혀 아시아 국가들도 재정적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위험기피 심리 확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급등하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22%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주식이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채권이 부각되는 형국”이라며 “그리스의 불안은 한 국가의 재정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유로화 사용 국가들의 통화시스템에 대한 불안이란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1.2%포인트 부근에서 거래됐다.이는 4일보다 0.10%포인트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달 11일 0.76%포인트까지 내려가면서 영국 같은 선진국보다 낮게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0여 일 만에 50% 넘게 오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외화표시로 발행한 채권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책정되는 신용파생거래 수수료로,수치가 낮을수록 대외 신용도가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두자릿수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말께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선 과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적자 우려가 파급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큰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불안 장기화될 듯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 가능성에 이어 유럽 국가들의 부도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상당기간 경색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문제 해결책으로 유로화 절하가 제시되고 있어 국가 간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로화 절하를 위해서는 유럽 국가 간 합의는 물론 중국과 미국,일본 등의 양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재정 적자 문제는 쉽사리 풀릴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환율이 120일 이동평균선인 1,180원을 돌파할 경우 1,200원을 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도 “유로존 문제가 해결되려면 유로화가 절하돼야 한다”며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등 문제 국과 독일,프랑스 등이 타협해야 하는 문제여서 장기간 금융시장이 불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3대 이슈인 유럽발 재정 위기,중국 긴축,미국발 금융규제가 맞물린 데다 외국인 매도가 겹쳐 지수 낙폭이 커지고 있다”며 “잠재된 악재의 부각으로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예상되며 1,520~1,550 수준을 1차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도 이어졌다.
하나대투증권 이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서고 있진 않지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글로벌 주요 변수들의 변화 추이를 확인하면서 방어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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