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추락…세계 車시장 지각변동?

도요타 추락…세계 車시장 지각변동?

입력 2010-02-09 00:00
업데이트 2010-02-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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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업체 부상…현대기아도 선두권 노려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인 도요타가 초유의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이번 사태로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로서 그간 쌓아온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깊은 흠집을 남기게 됐다.

 특히 도요타의 자존심이던 고급 브랜드 렉서스와 첨단 기술력의 집합체인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마저 리콜의 수렁에 빠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를 크게 잃게 됐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이 틈을 타 유럽과 미국의 경쟁업체들이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도요타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핵심 역량을 쏟아부었던 하이브리드 기술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의 친환경차 개발 주도권도 유럽이나 미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요타 위상 흔들…미국·유럽업체 부상

= 지난 1월 미국에서 캠리 등 모델을 리콜하고 판매를 중단하면서 도요타의 매출은 작년 1월보다 16% 떨어진 9만8천796대를 기록,1999년 이래 처음 월간 판매량이 10만대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보도됐다.

 이로써 도요타의 시장점유율도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14.2%로 떨어졌다.

 반면 포드 자동차는 지난달 도요타 판매량을 능가하며 25%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했고,제너럴모터스(GM) 역시 작년보다 판매량이 14% 늘었다.

 같은 일본 업체인 혼다 역시 지난달 말 창문 스위치 결함으로 일부 모델을 리콜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애널리스트와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자동차산업이 회복될 시점에 리콜 사태를 맞은 것이 도요타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시장인 미국에서 지난해 고전했던 GM과 포드가 전열을 정비하고 시장 회복을 노리는 데다,이번 도요타 리콜을 기회로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고객을 끌어오는 공격적인 판촉전략을 펴고 있어 미국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7.0%로 GM(19.9%)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3위(16.1%)였던 포드에 곧 추격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세계 시장에서는 도요타의 강력한 경쟁자들인 유럽 업체들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2018년까지 일본의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로 등극하겠다고 공언한 폴크스바겐은 이번 도요타 리콜 사태의 영향으로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도요타,GM에 이어 3위(2008년 판매량,‘오토모티브 뉴스’ 기준)였던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말 일본 회사 스즈키의 지분을 20% 인수하면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폴크스바겐의 지난해 판매량은 630만여대로,스즈키(230만여대)까지 합칠 경우 도요타(780만여대)를 이미 앞지른 상황이다.

 이에 더해 폴크스바겐은 향후 판매량을 중기적으로 800만대,2018년까지 1천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최근 밝히면서 위기를 맞은 도요타에 대놓고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기아차 역시 아직은 세계 시장에서 르노-닛산에 이어 5위 수준이지만,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어 선두권 진입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기술도 타격…친환경차 주도권 넘어가

 8일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비롯한 간판급 하이브리드카 3개 차종을 리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업계 안팎에서는 도요타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졌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요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본과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10여년간 연구.개발해온 분야로,특히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승용차로서 시장을 확대해왔다.

 1997년 첫 모델이 등장한 이후 잇따라 발표된 신형 프리우스 모델이 일본과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60여개국으로 팔려나갔고,도요타를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의 선두 주자로 올려놓았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미래형 친환경차인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에 비해 현실적인 상용화 가능성이 커 주목받았지만,도요타가 기술을 선점해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면서 다른 경쟁업체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GM이나 닛산 등은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최근 몇 년 사이 상용화 단계에 이른 전기차를 속속 선보였다.

 현대.기아차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과도기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개발에 주력해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대량 리콜 사태를 맞으면서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당분간 위축되지 않을 수 없게 됐고,전기차 시장은 한층 더 확대될 기회를 맞게 됐다.

 한편,이번 사태로 하이브리드의 복잡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폴크스바겐 등 유럽회사들이 주력하는 클린디젤 자동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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