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지혜 ‘된장’이 안 팔린다

선조의 지혜 ‘된장’이 안 팔린다

입력 2010-03-23 00:00
수정 2010-03-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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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전통 식재료인 고추장과 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고추장은 비빔밥, 떡볶이 등 다양한 요리에 널리 이용되고, 최근 매운맛 선호추세를 타고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된장은 요리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시중 마트에서 판매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2008년 이후 고추장과 된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추장은 2008년 전년대비 11.5%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4.5%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는 이달 21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10.2%나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된장 매출은 2008년에는 21.7%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5% 신장하는 데 그친 데 이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추장과 된장의 선호도가 엇갈리면서 두 전통 식품의 판매비중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고추장과 된장의 매출 구성비율을 보면 고추장은 2008년 82.1%, 2009년 82.2%로 소폭 늘고 올해 들어서는 82.6%를 기록, 판매 비중이 조금씩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된장은 2008년 17.9%에서 2009년 17.8%로 감소하고 올해 들어서는 17.4%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고추장은 작년 동기 대비 9.3% 신장한 반면 된장은 오히려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장과 된장 모두 우리 선조들의 발효 과학과 건강의 지혜가 담겨있는 데도 유독 고추장만 시선을 끄는 것은 고추장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고, 이런 요리들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빔밥, 떡볶이 등이 고추장을 활용한 대표적인 요리들이다. 시중에는 비빔밥 전문점, 떡볶이 전문점 등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매운맛 선호 추세도 고추장 판매증가에 원인이 되고 있다.

반면 된장찌개 외에 된장을 활용한 요리들이 많지 않고, 20~30대 젊은이들이 된장을 외면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된장 수요가 주는 것으로 유통업체들은 해석하고 있다. 또 된장 대신 ‘쌈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도 된장이 덜 팔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백지호 조미료 바이어는 “최근 정부가 고추장의 매운맛 세분화를 추진하는 등 고추장에 대한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업체들도 다양한 종류의 고추장을 출시하고 있는 데 반해 된장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소비확대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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