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여신 25%가 요주의 대상
저축은행의 잠재부실 규모가 6개월만에 47.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정옥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저축은행들의 요주의 여신규모는 16조 6193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 2864억원)에 비해 5조 3329억원(47.3%)이 늘었다. 이는 저축은행 총 여신(65조 9325억원)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요주의 여신은 여신건전성 분류기준상 이미 부실이 발생한 채권을 의미하는 ‘고정 이하 단계’의 직전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부실화될 수 있는 잠재부실 대출이다. 저축은행은 은행권에서 이미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는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의 연체 채권을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부실 위험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의 요주의 여신이 급증한 것은 기업 운영자금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대출의 연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운영자금 등에 대한 대출 중 요주의 여신은 지난 6월 7조 558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 5081억원이 늘었고, 부동산 관련 대출 중 요주의 여신도 8조 758억원으로 올 들어 1조원 넘게 불어났다. 반면 가계대출 중 요주의 여신은 322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97억원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의 대비는 오히려 허술해졌다. 저축은행들이 쌓은 요주의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 6월 5674억원으로 지난해 말(5692억원)에 비해 18억원 감소했다.
한편 6개월 이상 연체부터 포함되는 저축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규모는 6월 말 5조 8592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 6252억원)보다 4.2%(2340억) 증가했다. 건전성 기준상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43조 4539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여신의 65.9%에 그쳐 지난해 말의 73.3%(46조3118억원)보다 감소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0-10-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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