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보험계열사 ‘오너 골프장 짓기’ 총동원

태광 보험계열사 ‘오너 골프장 짓기’ 총동원

입력 2010-10-20 00:00
수정 2010-10-20 07: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태광그룹의 보험 계열사들이 이호진 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의 골프장 짓기에 총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서울인베스트측이 밝힌 220억원이 아닌 무려 532억원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의 보험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동림관광개발이 강원 춘천시 남산면 일대에 짓고 있는 골프장의 회원권 10구좌를 2008년 6월 사들였다.

 동림관광개발은 이 회장의 지분 51%를 비롯해 미성년자인 아들이 39%,부인과 초등학생 딸이 각각 5% 등 이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흥국생명이 회원권을 사들인 가격은 1구좌당 무려 22억원에 달해 총 2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과감한’ 골프장 회원권 투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수십조원의 자산을 지닌 우리도 골프장 회원권이 총 100억원 가량에 불과한 데 흥국이 200억원 넘게 사들였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며 “회원권 매입가도 서울 근교의 유명 골프장에 비해 훨씬 비싼 편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태광그룹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서울인베스트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흥국생명의 회원권 매입 외에 태광 보험 계열사의 ‘지원 사격’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태광그룹의 또 다른 보험 계열사인 흥국화재는 올해 8월 이 골프장의 회원권 12구좌를 총 312억원에 사들였다.

 흥국생명이 사들인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인 1구좌 당 26억원에 사들인 것이며,매입 규모도 100억원이나 더 크다.두 회사가 사들인 회원권을 합치면 무려 53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흥국화재가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부실기업이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 2005∼2009회계연도 5년간 순손실 규모가 무려 2천148억원에 달한다.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힘을 써야 할 기업이 고객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자산을 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골프장의 회원권을 사는 데 무려 300억원 넘게 쓴 것이다.

 흥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영업 및 투자 목적으로 골프장 회원권을 매입한 것뿐”이라며 “시세보다 그리 비싼 가격에 산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