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에 대해 “물가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화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2월에 금리를 동결했던 금통위가 이번에는 금리를 인상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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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조찬 강연에서 “우리 경제의 실물 부문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 불안으로 전반적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회복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제역,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부문의 물가 불안 요인이 예상보다 크고,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강연에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을 세 번 언급했다.
그는 또 “유가가 오르는 수준과 단계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유류세) 감면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감면 여부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기존 발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나 대책 내용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 회의에 참석해 “물가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면서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윤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나온 김 총재의 언급은 화답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총재는 “한은에서 금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것은 금통위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월 물가는 2월(4.5%)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유가가 중요한 변수인데 유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KDI는 이날 경제동향보고서에서 수요측 압력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전망했다. KDI는 “수요측 요인을 주로 반영하는 서비스 물가가 개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도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리 동결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통화정책을 암시할 발표 문구에 모아지고 있다.
전경하·김경두기자 lark3@seoul.co.kr
2011-03-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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